북카페 인 유럽
구현정 글 사진 / 예담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책, 커피, 카페 이런 것들이 모여 카페붐이 일기 시작하고, 커피와 책, 카페 창업에 대한 관심도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나도 그 수순을 밟아가고 있는 걸까?  사회생활을 하며 베스트셀러 위주의 사재기(?)위주의 책읽기를 했었는데 북카페라는 온라인 활동을 하며 본격적인 책읽기와 서평이란 흔적을 남기기 시작하며 관심이 자연스레 커피와 함께 '나만의 공간'을 꿈꾸며 카페 창업으로 생각이 흐르기 시작했다.  '북카페'라는 공간을 처음 만나게 된 건 지난 가을쯤이었는데 '이렇게 좋은 공간을 왜 이제야 만나게 된거지?'라는 생각에 카페를 다니며 카페들의 특징을 살펴보고 내가 생각하는 카페의 이미지를 구상해보기도 했다.

 

 

서울에서도 뭔가 답답하거나 기분이 다운될 때는 늘 대형서점으로 향하곤 했다.  광활한 그 공간에서 길을 잃은 듯 책과 사람 사이를 오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스스로 기분이 정리되었다.  무슨 연유에서인지 지금도 나는 알지 못한다.  책의 존재감은 나를 차분하게 해주고, 그곳에 내가 있다는 느낌은 결국 어떻게든 현명한 결론에 마주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주었던 것 같다.  /p27

 

 

책을 본격적으로 읽게 된 계기는 몸도 마음도 어디 한 군데 의지 할데 없고 이야기 할 수도 없이 지쳐있을 때였다.  처음엔 가까이 있는 손에 잡히는 책들을 읽다가 집도 답답할 때면 대형서점으로 무작정 나가곤 했다.  궂이 책을 구입하지 않아도 많은 책들 사이를 거닐며 눈길이 가는 책, 평소 온라인 서점에서 눈 여겨 보던 책들을 들어 몇 줄 읽다 보면 내가 무슨 고민을 하고 있었던 건지 책 속에 마음의 위로를 받았던 것 같다.  그 즈음부터 책을 들고 카페를 다니며 읽기 시작했는데 집에서 읽어지지 않거나 활자들만 날아다니는 것 같은 책들을 '북카페'라는 공간에서 읽으면 집중도 잘 되고 생각도 잘 정리되는 듯한 기분을 느끼곤 했다.

 

 

카페를 다니다보면 적당히 친절한 종업원과  '여기다!'싶은 공간을 만나게 된다.  적당한 소음과 그라인더에 원두가 갈리는 소리와 커피향, 그리고 토닥거리는 노트북 자판소리, 책장을 넘기는 소리등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주변 요인들이 함께 작용해서 였을까?  카페는 누군가와 함께 가는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책 한 두권을 들고 혼자 조용히 카페를 찾는 시간이 잦아졌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커피에 대한 관심도 더 깊어졌고 지난해 바리스타라는 직업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노력의 결실도 맺게 되었다. 

 

 

카페 창업에 관심도 있었고 주변에 함께 공부하던 지인들도 창업에 관심들이 많으시다보니 관련 서적들도 많이 찾아보게 되었는데 커피, 사이드 메뉴나 인테리어에 많은 공을 들인 책들이 대부분이라 '북카페'라는 공간은 역시 수도권에선 힘든건가?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수익성'을 어느 정도 접고 시작해야 가능한 것이 '북카페'라는 공간일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속을 맴돌고 있을때  『북 카페 인 유럽』 이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여행에세이 일까? 아니면 그냥 북카페 기행을 담은 에세이 일까? 등등 책을 주문해 놓고도 궁금해서 당일 배송이 가능한 사이트를 찾아 주문을 해놓고는 도착하자마자 다른 책들을 제쳐두고 읽기 시작했다. 

 

 

나는 이렇게 내 손에 부드럽게 와닿는 종이의 감촉이 좋다...중략....  내 손에 들린 책의 기분 좋은 무게감, 노랗게 변한 책에서 발견한 밑줄을 보며 회상에 젖는 시간, 책을 살 때의 기분을 써놓은 맨 앞장 내 글씨의 흔적, 그런것들은 이제 촌스러운 아날로그 향수로 남게 되는 걸까.  책들이 물리적 공간을 채우며 만드는 특별한 분위기, 나는 이런 서재가 사라지지 않았으면 한다.  여러 크기와 빛깔, 그 익숙한 감촉으로 책장에 들어가 있는 책들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짠해진다.  '난 너희들이 오래 버텼으면 좋겠어.'  /p89

 

 

다른 지역 다른공간이었지만 '북카페'라는 공간에서 생각하고 만날수 있는 이야기들을 탐방이 아닌 자연스러운 일상을 이야기 하는것 처럼 이야기 하는 에세이라 차분하게 읽을 수 있었다.  각각의 공간마다 저마다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공간들이 한 번쯤 나도 그 공간에 있어봤으면 하는 생각을 일게 했으며 저자가 그 공간에서 느꼈던 생각이나 함께했던 작품들을 만나면서 소개된 책 들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나 노년의 실버세대들이 북카페라는 공간에서 커피를 마시며 신문을 읽고 작은 책모임을 갖는걸 보며 유행이 아닌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동굴북카페를 만나기도 하고 아주 작은 북카페에서 세계의 다양한 책들을 만나기도 한다.  공장이 북카페로 변화하기도 하고, 커피향보다 음식냄새가 가득한 북카페를 만나기도 했다.  함께도 좋지만 혼자가 더 좋은 공간인 북카페, 이 공간을 꾸리는데 서두르지 않는 이유는 더 많은 연구를 공부를 하고 책도 더 읽어서 유행으로 흘러가는 공간이 아닌 진정한 책과 공간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꿈꾸기고 있기에 유럽의 북카페 나들이는 즐겁고 신선하며 즐거웠다.  마지막에 저자가 공개하지 않은 '나의 작은 은신처'를 읽으며 나도 동네에 책은 없지만 소개하지 않은 나만의 공간을 가지고 있기에 살짝 반갑기도 했다.  조용히 카페에 앉아 속삭이며 이야기를 나눈것 처럼 즐거웠던 한 권의 책.  읽으며 줄어드는게 아쉽기도 했고 즐겁기도 했다.  그녀의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도 좋을까?  다음 이야기엔 공개하지 않았던 공간의 이야기와 더 많고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