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2 세계문학의 숲 2
알프레트 되블린 지음, 안인희 옮김 / 시공사 / 201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재미 위주로 읽다 보니 고전이나 현대문학과는 살짝 거리를 두고 있는 편이었다.  어찌 기회가 닿아 읽게 된 시공사 세계문학의 숲은 몇 년만에 마주하는 고전인지 미루고 미루다가 손에 들게 되었다.  책 뒷 표지에 쓰여진 화려한 수식어가 오히려 약간 기대감을 갖게 했던 걸까?  1권의 1/3을 읽어 나가며 "이건 뭘까?" 하며 묵묵히 읽어 나갔던 것 같다.  가끔 화면밖에서 설명하는 듯한 지문에 조금 당황 스럽기도 했고 또 읽어지지 않아 책장을 덮었다가 읽기를 반복하며 읽었던 것 같다.  

 

2권분량 800여 페이지에 이르는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은 주인공인 프란츠 비버코프가 새로운 삶을 얻기까지의 험난한 과정을 그린 소설이다.  이야기의 배경이 1928년 베를린을 시간적, 공간적 배경으로 진행되는 이 이야기는 분량이 많으면서도 글의 흐름이 매끄럽지 않아 맥이 끊기는 듯 한 기분이랄까?  화자의 존재가 분명하지 않고 이사람에게서 저 사람에게로 넘어 다니며 책장의 앞뒤를 넘겨보기를 반복했던 것 같다.  주변의 상황이나 주인공의 상황과 관계없는 설명들이 너무 늘어지고 있어서 후반부로 갈수록 지루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가끔 글을 읽다 보면 이야기의 화자가 나와서 화면을 설명해주는 듯한 느낌을 받는 부분들이 있곤 했다.  처음엔 당황 스러웠지만 이것도 작가의 필체인가 싶어 읽어 내려갔는데 나중에 뒤에 프로필을 보니 저자가 영화광이어서 여러 인용들을 동원하여 전체 배경을 보여주는 '몽타주 기법'이란것을 사용했다고 한다.  말하자면 짜깁기, 누비이불 기법으로 불리는 것으로 영화의 도입부나 회상 장면, 또는 낯선 장소로 들어갈 때 흔히 사용되는 기술이라고 한다.  이렇게 읽고 보니 흔하게 자주 접하고 보던 기법인데 글로 읽으려니 평면적인 소설의 글을 입체적인 영상으로 만들어서 구성하고 배치하며 읽어야한다는 게 조금 어려웠던 것 같다. 

 

비버코프라는 한 남자가 새로운 삶을 얻기까지의 대하드라마를 본 듯한 느낌?  긴 대장정의 마지막에서야 착하게 살려면 본인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사람도 가려서 사귀어야하고 다른 사람들의 형편도 살필 줄 아는 배려와 눈길을 가져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알게 된다.   한 남자의 인생이 이렇게 힘들게만 흘러야 하는지, 결국 올바르게 살고자 하는 비버코프가 진리를 깨닫긴 하지만 뭔가 아쉬움이 남아 찜찜한 기분이 남아있기에... 

 

시공사에서 [세계문학의 숲] 대장정의 첫번째 시작을 알린 책이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이라 다음에 등장할 책들이 이런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되는 한편 새로운 작가,문체를 접하게 된다는 설레임도 가지게 되었다.  세계문학의 숲 100권의 대장정 시작인걸까?  다음에 만날 작품들도 손꼽아 기다려볼 만 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