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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 Sentimental Travel
최갑수 지음 / 예담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때문이었을까? 유독 눈에 밟히던 책이었는데 마침 지마켓에서 특가세일중인걸 발견!! 망설임없이 바로 구매하게 됐다. 흐렸던 어느주말, 활자가 가득한 책은 손이 안가고 외출길에 들고 나섰던 책을 집에 다시 들어오기전까지 다 읽고 책장을 덮을수 있었다.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어쩌면 오늘을 사는 우리들이 한번쯤 생각해 보았을 그런 생각 아닐까? 나만을 위해 살고 싶지만 과연 그럴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어쩌면 그런 시간을 보상받기 위한게 '여행'이 아닐까? 그 시간만이라도 온전히 나만을 위한 시간으로 보낼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인연이라는 것이 그렇다. 그러할 터이니 그리 알고 있으면 그렇게 된다. 하지만 어떤 인연도 노력하지 않으면 영원할 수 없다. 노력하기 위해서는 좋아해야 하고 좋아하면 즐겁고 즐거우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는 인연은 끝까지 가게 된다. 너를 만나게 된 것도 그러했다. -p133
저자가 길에서 찍은 사진 한장이 때론 글보다 더 마음에 와닿기도 하고, 몇 줄의 짧은 글이 날 다독여주기도 했다. 그동안 몇 번의 여행을 했지만 나 자신을 또는 주변을 제대로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짧은 시간 방문한 다른장소를 더 많이, 더 바쁘게 다니느라 시간이 흘러 그 장소, 그 당시의 기억이 희미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가끔 정류장에 멈춰 오가는 사람들을 보곤 한다. 떠나기 위해서,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서, 또는 도착하기 위해서 우린 떠나고, 돌아오기 위해 정거장에서 멈추곤 한다. 정류장이란 숨고르기 같은곳이 아닐까? 일상생활에서 잠시 스쳐가는 곳이지만 여행자들에겐 멈추어서 다음 여정을 생각하게 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는 어쩌면 살아가며 가끔은 정류장에서 멈춰 숨고르기하며 다시 달리기 위해 자신을 다잡는 순간이 필요한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보게 된다. 저자가 길에서, 여행을 통해서 이야기하는 '나만을 위한 삶'이란 타인을 배려하지 않은 나만의 삶은 저자의 책을 읽다보면 '나'자신을 위한 삶을 살기 위해서 주변을 둘러보고 그들과 눈을 맞추고 소통하고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기를 이야기 하는건 아닐까? 여운이 많이 남는 안개속을 지나온듯한 느낌을 갖게하는 책이었다. 최갑수님의 다른 여행에세이도 찾아 읽어봐야겠다. 사진 참~ 마음에 든다.
어떤 책에선가 인도의 한 순례자가 했던 말이 기억났다.
'당신이 외롭다면 당신의 외로운 이야기를 가장 잘 들어줄 사람은 여행자다. 여행자는 당신의 외로운 이야기를 가지고 먼 길을 걸어가 바다에 던져버리거나 깊은 숲 속에 묻어버릴 테니까.' -p149
철길을 서성였다. 여행이라는 게 결국 서성대는 거, 그리고 기웃거리는 거다. 담 너머에 뭐가 있나 하고 궁금해하는 거다. 그러면서 내 삶을 흠칫 뒤돌아보는 거다. -p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