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뿐사뿐 교토 살랑살랑 고베 소곤소곤 나라 - 세 도시를 즐기는 오감만족 13가지 코스
비사감 지음, 소년장사 사진 / 마호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사뿐사뿐, 살랑살랑, 소곤소곤....

책의 제목보다 눈에 들어왔던 속삭이는듯한 단어들이 이 책을 더 궁금하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일본 어디쯤의 골목길 같은 책표지 마음이 싱숭생숭 잡히지 않아서 고민이었는데 책을 읽으며 다잡아 볼까? 싶어 들었던 책.  그런데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보다 그녀들의 이야기에 더 관심이 간다.  여행을 함에 있어 나와 마음이 맞고 여행스타일이 맞는 사람을 만난다는건.. 그런 이가 친구일 수 있다는건 인생에 있어 큰 선물일 지도 모르겠다.

 

둘이 하는 여행의 룰

때로는 쾌활하게 수다를 떨 줄 알아야 하고, 때로는 침묵을 사랑할 줄 알아야 하고, 때로는 무심함을 가장하여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 S  -p78


여행이라는 게 목적지에 도착하면서 시작되는 게 아니라 여행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시간, 실없이 혼자 웃으며 들뜨는 시간, 떠나고 돌아오는 길에서의 시간, 돌아온 다음 가방을 풀고 사진을 정리하고 바쁜 일상에서 문득문득 '그때 그랬었지, 아, 좋았는데'하고 되새김하는 시간이 모두 포함된다는 걸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B -p249

 

아마도 지리적으로 가까워서일까? 일본여행은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짧은시간 어딜갈까? 하면 떠오르는 곳중 한곳인 일본.  국내 여행자들도 많이 찾는지라 유명 관광지에서는 한국말로 표기가 다 되어있어 혼자여행하는데도 불편함이 없을 정도라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친절한 일본사람들.. 실제로도 동경에서 길을 잃고 헤맬때 물어보는 사람마다 너무 친절하고 자세하게 잘 알려주셨지만 알려주시는 분들마다 달라서 전철로 한정거장의 거리를 3시간을 걸어서 헤맸던 기억도 이젠 추억으로 웃으며 이야기하지만 그당시는 덥기도 덥고 힘들고 친절하신건 좋은데 모르시면 그냥 모른다고 이야기 해주셔도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쩌면 의사소통이 제대로 안되서 우리가 못 알아들었을지도...

 

비사감의 이니셜 B, 소년장사의 이니셜 S

깔끔한 여행경로 정리와 그날의 경비내역도 꼼꼼하게 정리되어있다.   급한일정으로 여행을 떠나게 되더라도 이 책한권만 있으면 혼자 여행도 어렵지 않게 다녀올 수 있을것 같다.  '우리가 다닌길' 요건 나도 여행다니면서 한 번 정리해볼까? 싶을 정도로 세세한 정리.  더불어 그녀들의 이야기는 보너스~

 

가까이 지내는 이에게서 솔직함에 대해 이런말을 들은 적이 있다.

"사람들은 솔직하다는 의미를 착각하는 것 같아.  사람들은 말이야, 다른사람은 말하지 못하는 타인의 단점을 거침없이 지적하는 걸로 자기는 용감하고 솔직한 사람이라고 여기고 그게 자신의 장점이라고 생각해. 그런데 내가 보기에는 그 말이 상처가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 같아.  때로 그 솔직함은 흉기가 되는데 말이야.  솔직하다는 건 자신에게 적용해야 하는거지 타인에게 적용해야 하는건 아니지 않을까?" B -p269

 

이 책을 읽으면서 여행지에 대한 정보나 사진들보다 그녀들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었다.  혼자여행, 둘이함께 하는 여행 그리고 둘이 각자 이야기하는 것들..  기존의 여행에세이와는 다른 약간 색다른 느낌이랄까?  아마도 내가 친구랑 여행하며 느꼈던 것들을 이들에게서 찾아보고자 했던 마음이 좀 컸던것 같다.   함께 하는일에 익숙하고 혼자하는일엔 뭔가 허전한것처럼 잘 시도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다.   때로는 가장 가까이 있는 친구에게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상처를 받을때가 있다.  함께 여행을 한다는건 일상에서의 생활과는 또 다른 모습들을 만나게 해준다.  내가 나를 보는 시각, 상대방이 나를 보는 시각, 내가 상대방을 보는 시각등 아마도 일상이라는 곳을 벗어나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나에게 이런모습도 있었구나 하며 깨닫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런 모습들에 내 자신이 더 위축되고 초라해보이기도 한다.    마음속의 말을 밖으로 표현하는데 아직 서툴고 익숙하지 않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으면 수긍하고 그랬구나 하며 고개를 끄덕이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왜 곱씹어보게 되는건지 이런 내자신이 싫기도 하고 때론 미련스럽기 까지하다.  이 책을 읽으며 왜 이런 내 모습들이 떠오른건지... 아마도 여행하며 어느 순간 마주하게된 그 장면이 기억났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이게 나예요

스스로 부족하다는 걸 알면서도 타인이 그 사실을 귀뜸해 주면 불같이 화를 내고(물론 속으로만), 타인의 잘못은 거칠게 몰아붙이면서(역시 속으로만) 자신의 잘못에는 살다 보면 그럴 수 있지 식으로 관대해지는, 그게 바로 나.  S  -p198

 

내가 나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한가득~ 그리고 사진과 여행지의 정보가 정성가득한 손 글로 담겨있어서 애착이 가게 될 것 같은 한권의 책.  명절을 앞두고 아직도 마음이 들썩이고 있지만 다음주에 가방을 싸게 될지 아니면 책몇권을 들고 가까운 카페로 가게 될지는 아직 마음의 소리에 더 귀기울여봐야겠다.  사뿐사뿐, 살랑살랑, 소근소근 내게는 여행지에 대한 이야기보다 마음의 위안을, 응원을 해준 한 권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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