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단골 가게 - 마치 도쿄에 살고 있는 것처럼 여행하기
REA 나은정 + SORA 이하늘 지음 / 라이카미(부즈펌) / 2010년 1월
절판


일본, 도쿄는 혼자 비행기를 탔던 여행지라 그 의미가 조금더 남다른 여행지로 기억되는지도 모르겠다. 호주 유학길에 오른 친구와 일주일동안 일본에서 잠시 머물렀던 여행. 마침 책의 저자인 나은정, 이하늘도 15년지기 절친이라고 한다. 그 당시 함께 여행했던 친구도 올해로 15년. 책을 읽기도 전에 이렇게 저렇게 책에 대한 애착이랄까 의미가 생기고 있었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떠났던 일본여행이었지만 현지에서 발생하는 어쩔수 없는 돌발상황이 발생하기 마련. 여행 첫날부터 급성인후염으로 하룻밤을 호되게 앓고 친구는 밤새 걱정에 그냥 한국으로 돌아가야하나 걱정했지만 난 여행으로 단련될 몸이었나보다. 약간의 통증은 있었지만 모든 일정을 완벽하게 소화!! 지금도 그리운 지브리 스튜디오, 키치죠지의 옛스러운 길, 에비스광장 <여긴 일드 꽃남을 본후라 더 애정이 갔던 장소!!> 등등 주로 많이 아는 장소로만 다녔었지만 갔었던 지명과 그곳의 느낌 정도만 남아있는것 같다.



1년동안 일본에 살면서 그곳을 느끼고 담아온 그녀들은 도쿄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들을 들려줄까?


사람이나 사물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누구나 의도치 않게 지금껏 살아온 자신의 경험을 잣대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순간이 있다. 우리는 어쩌면 자신이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 '자신'이라는 필터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며 많은 것들을 판단하며 살고 있는지 모른다...중략...이런 선입견 없이 조금 더 마음을 열고 다른 방식으로 생각 할 여유를 가졌다면, 우리의 삶 또한 지금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나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p209 <긴자>

문득 내가 느꼈던 '긴자'에 대한 느낌은 어땠지? 하고 생각해 보았다. 명품숍이 즐비한거리, 화려한 백화점들 국내에선 명품숍을 들어갈때 약간 위압감이 느껴지는 반면 이곳에선 편하게 드나들며 분위기를 즐겼던것 같다. 요즘은 국내 백화점들에도 명품브랜드들이 많이 입점은 해있지만 솔직히 들어가서 구경하기엔 좀 꺼려지는 분위기가 있다. 그곳에서 '긴자'라는 도시를 즐길수 있었던건 '여행객' 이라는 마음 때문이었을까? 어쩌면 긴자라는 도시가 그러한 선입견이나 틀 자체를 생각하지 못하게끔 하는 분위기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긴자의 밤은 더 아름답다지? ^^



우리나라 서점가와 다른 점 한 가지는, 시리즈로 되어 있는 여행 가이드북이 매해 새롭게 업데이트 돼서 출간되고, 일본 사람들은 여행을 갈 때마다 올해 새롭게 개정된 가이드북을 다시 구입한다는 것이다. 여행을 가려고 마음먹으면 인터넷 검색부터 하는 한국 사람들과는 다르게 여전히 책과 더 친한 일본 사람들의 성향을 엿볼 수 있어서 신기했다. -p349 <니시오기쿠보>



여행길....어떤 이는 여행서에 소개된 유명한 지역을 다 둘러보고 나서야 여행을 제대로 즐긴 듯한 느낌이 든다고 하고, 어떤 이는 여행서 속에서 살짝 소외된 지역, 다시 말해 별다른 특징이 없는, 그저 사람 사는 곳에 가야 진정으로 여행을 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단지 잠깐 들른 여행객의 시선이 아닌, 지금 밟고 있는 이 땅에 속해 있는 사람의 시선으로 넓은 세상을 바라보고 싶은 이들, 여행의 목적을 굳이 특별한 경험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여행 역시 삶의 연장선상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면 다카다노바바를 무척 마음에 들어 할 것이다. -p424 <다카다노바바>

책을 읽으며 도쿄의 새롭고 혼자 걷고싶어지는 새로운 도시들을 만나고 있다. '다카다노바바' 도 그중 한곳. 여행을 하다보면 관광객들이 많은 곳보다는 다른이들은 잘 모르는, 현지인들이 아끼는 곳을 가보고 싶을 때가 있다. 여행이라는게 일정,시간,돈에 구애를 받다보니 한정된 시간안에 다른이들이 다녀간 여행길을 나도 꼭! 가야 할 것 같은 그런 은근한 심리적인 압박감도 좀 큰것 같기도하다. 새로운 여행길 개척하기!! 여행서를 읽으며 느낌이 오는 여행지를 찾는것도 책을 읽는 재미중 하나 아닐까?


여행에서 먹거리는 절대 빠질수 없는 여자들만의 즐거움? 그녀들이 방문하는 동네마다 느낌이 있는 카페들을 소개한다. 정말 마음에 들어 콕 찝어보기도 하고 요즘 엔화가 너무 올라서인지 가격만 보고 눈으로만 만족하기도 했다.<역시 현실적일 수 밖에 없는..ㅠㅠ> 도쿄는 어딜 걷던 같은 스타일의 옷을 보기 쉽지 않다. 그만큼 개성이 강하고 다른이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지만 스타일은 제대로 살려서 입는 일본사람들. 드라마속 러블리 옷가게들이나 독특한 숍들의 소개 또한 즐거웠다. 현지인이 아니면 찾을 수 없는 숍들을 만나볼 수도 있다. 아마 가게의 소개들만 있었다면 지루한 여행서가 되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녀들이 현지에서 겪었던 에피소드 들이나 그녀들의 추억들도 살짝 엿볼 수 있어서 함께 여행하는 듯한 즐거운 기분도 잠시 느껴볼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일본인들은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책 읽기를 생활화하는 것같다. 지하철 안에서도, 번화가의 길거리 한구석에서도, 공원, 카페, 레스토랑에서도, 한 손에 책을 들고 있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일본에 보편화 되어 있는 문고본은 한 손에 들어올 만큼 작고 가벼워서 휴대하기 편하다. 작은 가방을 가지고 다니는 여자들에게도 큰 부담이 되지 않는 작은 사이즈. 이런 문고본의 경우 가격도 400~600엔 정도로 저렴해서 큰 부담없이 구입해서 읽을 수 있기에 독서를 생활화 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p450 <진보쵸>

많은 책들을 접할때마다 약간의 아쉬움을 느낀다. 우리나라도 문고본 책들이 출간된다면 더 쉽게 책을 들고 다닐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 가끔 서점나들이를 할때면 일본서적이나 영어 원서 코너를 한번씩 들르곤 한다. 솔직히 읽을 수 없기에 구입은 못하지만 문고본으로 출간되는 많은 종류의 책을 볼때면 우리나라 출판사들도 한번쯤 시도해보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곤한다. 평소에도 외출때는 2권정도 챙기는 편인데 가끔 그 책의 무게도 짐이 될때가 있다. 책의 부피나 무게때문에도 자연스레 가방은 큰가방을 선호하게 된다. 책의 화려함이나 겉치레보다는 많이 읽어지고 보기 편한게 좋지 않을까?




<도쿄, 단골가게> 라는 제목을 접했을땐 과연 도쿄에 있는 가게들 만으로 여행서라 말할 수 있을까? 했지만 500여페이지에 이르는 두께감과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그곳 어디쯤인가를 거닐어보고 싶어지는 마음이 든다. 일본 느낌이 가득한 주택가 산책, 분위기 있는 카페, 작고 아기자기한 가게들 탐닉, 고서점에서 보물찾기 등등 걸으며 낯선 동네를 탐닉하는 즐거움을 나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하는 너무나 이쁜 책이었다. 페이지마다 마음에 드는 사진들이 한가득~ 나도 카메라를 들고 어딘가로 막 떠나고 싶어지게 하는 한권의 책이었던것 같다. 한가지 아쉬운점은 정작 여행길에선 함께하기 어려운 두께감, 2권정도의 분량으로 나눠서 출간되었어도 좋았을것 같다. 그것만 빼면 일본을 느끼기에 충분이 알찬 내용의 책이었던것 같다. 휴가철이라 그런지 여행서,여행에세이가 많이 보이는것 같다. 도쿄, 일본여행에 어떤 책을? 고민하시는 분이시라면 살짜기 권해드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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