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리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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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어나가며 소매치기를 소재로 제작되었던 <무방비도시>가 생각이났다.  작가의 섬세한 묘사, 그리고 주인공의 심리는 내가 그 현장을 몰래 지켜보고 있는것처럼 때로는 섬칫 하기도 했고 놀라운 솜씨에 과연? 정말? 하며 놀라면서도 영화속에서 보았던 장면을 상상하며 읽어내려가니 더 실감나게 읽혀졌다.

 

주인공인 니시무라는 도쿄에서 활동하며 부유해 보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만 작업<?>을 한다.물론 정말 돈이 많은 사람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할까 싶지만 무작위로 작업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의 주머니를 노린다는 설정이..그래도 바닥은 아니라는 주인공을 설정하고자 했던걸까?

 

"사실 참 아름다워.  그건 인생의, 이 세상의 아름다움 중의 하나야.  하지만 우리는 그 아름다움을 이용해서 우리의 목적을 달성하지.  사람들이 불꽃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 있을 때, 우리만은 그 아름다움을 보는 대신 그들의 주머니를 보고 있어.  그게 좀 뭐랄까...지겨웠어." -38

 

함께 활동하던 이시카와가 그바닥의 일을 접고 뜨고자 할 무렵..이시카와가 가끔 전화를 받곤 하던 사무실에서 낯선남자를 마주하게 되고...이시카와가 속해있는 조직으로부터 일을 제의 받는다.  쉬운일이었지만 그 일을 하고나서 이시카와는 실종되고 막연하지만 그들에 의해 제거되었을거라 생각하게 된다. 

 

한동안 도쿄를 떠나 생활하다 다시 돌아온 이시카와는 그들에게 일을 의뢰했던 그 남자를 다시 마주하게 된다.  기자키..우연한 마주침이 아닌 니시무라를 그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대로 이용하기 위해 접근한 만남.  기자키는 니시무라에게 세개의 일을 주어준다.  실패하면 니시무라가 죽고, 거절하면 아끼는 사람들을 죽인다.  어쩔수 없이 일을 해야하는 상황 하지만 모든일을 다 마쳤을때 과연 그가 니시무라를 살려둘까?

 

"타인의 인생을 책상 위에서 규정해나간다.  타인 위에 그렇게 군림한다는 건 신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지 않나?  만일 신이 있다면 이 세계를 가장 유쾌하게 음미하고 있는건 신이야.  나는 수많은 타인들의 인생을 조종하면서 이따금 그 인간과 동화되는 듯한 기분이 들어.  그들이 생각하고 느낀 것이 고스란히 들어오는 일이 있어.  여러 인간의 감정이 동시에 침입해 들어오는 상태.  너는 그런건 맛본 일이 없으니 잘 모르겠지.  다양한 쾌락 중에서도 그게 최상의 쾌락이야.." -p164


 



책을 붙잡는 순간 덮을 수가 없어서 순식간에 읽어내려갔지만..책장을 덮는 그 순간...  작가의 의도가 궁금해졌다.  과연 권력이나 힘을 가진이들이 타인의 인생을 이렇게 쉽게 조정하고 또 그 목숨까지 결정한다는 설정이 지금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실체일까?  물론 소매치기였던 니시무라의 직업도 '선'한 직업은 아니었지만 그들을 이용하는 더 큰 먹이사슬.  어쩌면 이 관계는 꼭 이런 면만이 아니라 다른 여느 관계들에서도 볼 수 있을것이다.
 

프로소매치기라는 직업이나 소매치기하는 사람의 섬세한 심리묘가는 분명 이책의 읽을거리다.  오에 겐자부로상 수상작이고 책표지와 제목이 눈길을 끌어서 읽기전부터 기대가 조금 컸던건 사실이다.  일본은 문학상의 종류도 많은건가? 상을 받았다고 하면 대부분은 기대치의 중간이상은 충족시켜 주는데..하지만 결국 이런 결말이었고 또 다른 속편을 예고하는 듯한 마무리가 약간 아쉬웠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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