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의 랜덤 워크 - 영화와 음악으로 쓴 이 남자의 솔직 유쾌한 다이어리
김태훈 지음 / 링거스그룹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케이블 채널을 돌리다..

남녀의 연애심리를 정말 시원시원 이야기하는 사람이 눈에 띄었다.

말씀하시는게 정말 거침이 없었다.

"누구지?" 하는 호기심에, 다른 채널에서 만날때마다.. "어! 전에 그사람이잖아?" 했었는데..

이분이 팝 칼럼니스트란다..

 

때로는 가벼운 입담에 이사람 뭐지? 하다가도 어떤때는 한없이 진지해지는 이 사람..

'영화와 음악으로 쓴 이 남자의 솔직 유쾌한 다이어리"

솔직히...대중매체와 멀어진 요즘 책이 아니면 이런 이야기를 어디서 들을까 싶어 궁금했던 차였다.

영화를 좋아하긴하지만..

찾아서 볼 정도는 아니었고 들리는대로 보이는대로 감상하고 듣기를 했었는데..

 


이 책은



영화와 음악이 그의 인생에 시대별로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어떤 추억들이있는지..

그리고 그가 마흔 두살이 되기까지의 시대적 흐름을 영화와 함께 풀어가고 있다.

솔직히 보지 못한영화가 더 많았고, 팝 같은 경우는 거의 모르는 노래들이 태반이었지만..

영화이야기들을 간략한 해설과 그당시 자신의 상황이나 감정들을 함께 곁들여 쓴 글에서 나도

지금껏 살아오며 의지했던 그 무엇이 있었던가? 생각해 보았다.

 

이십대 초반즈음.. 나도 열심히 교보와 영풍을 오가며 CD를 구입했던 시기가 있었다..

빌보드 차트를 훑어보며 괜찮은 노래들 또는 내가 좋아하는 가수들을 나름 분류도 했었고,

동네 단골 레코드점에서 아무런 정보 없이 구입했던 테이프나 CD가 은근 이름있는 분들의 앨범이었던건에 혼자 감동하기도 했었고.

<지금 생각해보면 동네 레코드점에 주인께서 알아서 잘 나가는 팝 가수들의 음반을 가져다 놓으신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영화와 팝과 또 연애와 살아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

이 책에선 영화와 팝의 이야기가 거의 대부분이고 그의 연애 이야기는 살짝만 만나볼 수 있다.

짧지만 임팩트 있는 책속의 한 줄 영화평 등등.. 언젠가 나도 맞이하게될 그의 나이를 물 흐르듯 막힘없이 흘러가며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인 그의 이야기보다..

영화이야기 위주로 읽어서 미니 영화사전을 읽은듯한 유쾌한 책이었다.



사람들은 무엇인가에 정의 내리기 좋아한다.  하나의 직업으로 그 사람을 규정하고, 몇 가지 단서를 통해 모든 것을 다 안다는 듯 단정한다.  글쎄,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  수잔 손택은 자신의 저서 <사진에 관하여>에 적고 있다.  세상을 이해한다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믿지 않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p12

 

"통장에 들어 있는 돈은 네 돈이 아니다.  네가 쓴 돈이 네 돈이지."   취미라는 것은 또 하나의 삶이다.  직업과 일상에 묶여 있는 것이 진짜 삶이고, 바다와 산에서 보내는 시간은 진짜 삶의 부스러기 따위라고 누가 말할 수 있나. -p60

 

지나간 것은 모두 아름답다고 무책임하게 말한다.  하지만, 막상 그때로 돌아가라고 하면 돌아갈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문득 지난 시절을 회상하면서도 '투쟁'이란 단어를 떠올리는 나. -p89

 

서른아홉 여름부터 심한 아홉 증후군에 걸린 나머니 우울증을 견디지 못하고 폭음을 했다.  그러다 갑자기 절주를 결심했다.  이렇게 마시다간 마흔 살을 구경하기도 전에 죽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마흔이 되었다.  하지만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우울증의 원인이었던 섣부른 예측은 그저 나쁜 상상에 불과했다.  마흔 살의 하루는 서른 살의 그것만큼 즐거웠고, 또 노련해 보였다. -p105.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은 배를 타고 세계 여행을 떠났을 때 날짜 변경선을 지나며 말했다.

"이 선을 지나면 나의 하루를 잃어버린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바다의 짠물이 다시 이 선을 넘어 돌아올 때까지 그 하루를 잘 보관해줄 것이다." 바다에 가면 언젠가 맡겨 놓은 지난날의 즐거웠던 이야기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만 같다. -p165

 

인생이란 일방통행로를 달리는 것 같다.  되돌아갈 수 없는 한 방향으로의 달림만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때로 돌아오지 않는 것과 돌아갈 수 없는 곳에 슬퍼지곤 한다. -p219

 

과거란 판도라의 상자처럼 열지 않는 것이 더 좋을때가 있다.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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