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공감 - 김형경 심리 치유 에세이
김형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태어나면서 관계속에서 살아간다.

부모와 나의 관계, 형제 자매들과의 관계, 친인척 등.. 내가 사회로 나가기 이전에 이미 태어나면서  수많은 관계속에서 시작되는 것이이다.  그러면서 점점 학교, 사회로 나아가면서 우리는 더 확되된 관계속에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관계속에 놓여있는 나는 그 관계들 속에서 잘 지내고 있는걸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사소하게는 가족관계 내부에서의 스트레스, 친구들간이나, 직장생활을 하며 받는 스트레스 등 수많은 외부환경에 노출되어 있으면서 왜 그런것인지 그 원인들을 찾지 못하고 속으로만 삭히거나 또 뒤틀린 성격이나 감정으로 외부로 표출되기도 하는것 같다.

 

이 책을 읽기전에 '자아존중감', '자기주도력' 이라는 공부를 하고 있었다.  '자기주도력' 말 그대로 스스로 자신의 힘으로 모든 것을 주체가 되어 이끌어 나갈 수 있는 힘, 자신이 누군지를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며, 동시에 자기가 스스로 자기 일에 대해 선택하고 결정하며, 그를 통제 관리할 수 있는 능력까지를 포함 한다고 한다.   내가 이런 공부를 하지 않았더라면, 이 책을 읽지 못했더라면?  '나' 라는 사람이 주체가 되기보다는 주변 상황이나 주변 사람들에 이끌려 많이 선택하고 결정하며 또는 후회하기도 했던것 같다.  그러면서도 그것이 왜 그런지 원인을 생각해보기만 했지 그 원인을 해결해 보고자 하거나 찾아보려 하지는 않았다. 

왜 이렇게 되었던 걸까?  

 

이 책은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었다. 

자기 알기/ 가족 관계 / 성과 사랑 / 관계 맺기  나를 중심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사례들을 네가지로 구분지어 볼 수 있다.  

 

 

/자기 알기/

첫 장에 나온 짤막한 글 '마음 치료의 목표는 진정한 자기를 아는 것입니다.' 이 문장 하나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난 나를 잘 알고 있을까?  왜곡되고 굴절된 시선으로 나 자신을 바라보거나 비판하고 있는건 아닐까?

 

우리는 어떤 문제가 생기면 반사적으로 그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 습관이 있습니다.  저 사람이 내게 상처를 주었다, 저 사람이 나를 미워한다, 저 사람이 나를 속였다 등으로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관계의 주도권을 상대에게 넘겨주는 행위입니다.  문제의 원인뿐 아니라 해결책 역시 상대의 손아귀에 있다고 믿으면서, 자신은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무력한 사람의 자리로 물러나게 됩니다.  끊임없이 타인에게 휘둘리면서 남의 탓만 하게 됩니다.  그런 태도 역시 철저하게 무력한 상태에서 생존의 전부를 외부에 의존해야 했던 유년기의 인식 패턴입니다....중략...."내가 저 사람에게 상처 받았다", "내가 저 사람에게 속았다.", 내가 저 사람에게 미움을 받는다" 똑같은 현상에 대해 표현만 달리 한 것이 아닙니다.  상황을 인식하게 되면 다음부터는 그에게 속지 않도록 대비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생의 주도권을 쥐고 삶을 자율적으로 운용해나가는 첫걸음입니다. -p26



이 글을 읽는 순간 뜨끔 하다못해 따끔 했다.  나도 그 동안 내게 어떤 문제가 생기면 그 원인을 내가 아닌 주변, 외부에서 찾았었기 때문에 "그게 왜?" 하면서 읽다보니 문제의 원인이나 해결책을 내가 아닌 상대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것 부터가 주도권을 넘겨주는 행위라니.  상황을 인식하고 '나'를 주체로 다시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삶을 자율적으로 운용해 나갈 수 있다고 한다.

 

 

내면에 억압해둔 어둡고 위험한 감정들을 하나씩 꺼내 그것을자신의 일부로 인정하고 밝고 건강한 의식속으로 받아들이는 일을 '양가감정을 통합한다'고 일컫습니다.  양가감정을 통합하면 자아가 강해집니다.  내면을 억압하는 데 쏟던 에너지를 거두어 자아가 흡수하기 때문입니다.  양가감정을 통합하면 또한 자율적이고 창조적인 사람이 됩니다.  억압하고 외면해둔 내면에는 엄청난 지혜와 창조성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내면의 부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한 인간으로서 존엄하고 사랑받을 만하다는 사실을 진심으로 믿게 되며, 그때 진정한 마음의 치료가 이루어 집니다. -p63

나의 억압된 감정들을 꺼내서 자신의 일부로 인정한다?  생각지도 못했다.  이런 감정들도 분명 나의 일부일텐데 감추기에 급급했다.  내 가족에게 조차도 나의 고민이나 고통들은 감추고 좋은 모습들만 보여주고자 노력해왔던것 같다.  속은 끓어도 항상 웃은 얼굴, 밝은 모습으로 믿음직한 맏이, 듬직한 언니의 역할을 은근 마음에서부터 깊이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일까?  그러다 한번씩 곪은 상처가 터지는 것 처럼 넘쳐흐르기 시작하면 그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심하게는 우울증 비슷한 증세로 한 두달 입을 닫고 조용히 내면의 대화를 시도하기도 하지만 그것도 남탓을 하며 "난 아닌데 왜?" 이러다 시간이 흘러 차분해지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기를 반복해왔던것 같다.  아마도 그런 어둡고 위험한 감정들을 꺼내서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것 같다.  내면의 부정적인 나의 모습들도 밖으로 꺼내어 나의 모습들로 인정하기.  그래서 나 자신이 오롯이 서기를 생각해보았다.

 

책을 읽으며 내가 생각해본 /자기 알기/는 극히 일부분 이다.  다른 사례자들의 짤막한 사연들로 만나보았던 여러 사례들은 내 이야기일 수도 있고 당신의 이야기 일 수도 있다.  그래서 더 많은 공감을 하게 되었고 생각을 하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수많은 고민, 관계, 상처 속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그 많은 상황들속에서 가장 중요한건 '나' 자신이 건강하게 생각하고 판단하며 설 수 있을때 가능한 일들이라고 생각해본다.  물론 이 책을 한번 읽었다고 내가 바로 변화 될거라 생각하진 않는다.  그렇지만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내가 공부를 하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천개의 공감>  곁에 두고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꺼내보고 싶은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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