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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조국
로버트 해리스 지음, 김홍래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만약... 제 2차 세계 대전에서 히틀러가 승리를 거두었다면?
이 책은 히틀러 정권이 지배하는 1964년 베를린, 나치 독일이 제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한 지 20년이 지났고 독일 전역이 총통의 75번째 생일과 미국 대통령 조셉 케네디의 국빈 방문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 준비에 한창인 때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하벨 호숫가로 떠밀려온 시신의 조사에 호출된 사법경찰 크리포인 크사비어 마르크. 시신이 고위 나치 지도자였음이 밝혀지자 게슈타포는 마르크에게 사건에서 손을 뗄 것을 지시하지만 연이어 벌어지는 고위 간부의 살인사건. 마르크는 일련의 사건들이 연관성이 있음을 발견하고 사건의 핵심에 다가서기 시작하는데... 이야기의 흐름이 살인사건을 밝혀내기 위해 사건을 조사하던중 사건의 전말을 알아가며 엄청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물론 그가 처음부터 조국에 대한 환상이 있었거나 무조건적인 충성을 하며 살아온 사람은 아닌 자신도 모르게 사회에선 부적격자이며 아들 조차도 아버지를 신뢰하지 않는다. 획일화된 나치사회에서 생각을 한다는 것은 그 사회에 반하는 행동이고 적응하지 못하는 이방인인 것일까? "만약 당신이 범죄자를 밝혀내는 데 전 생애를 바쳤는데 진짜 범죄자는 당신이 섬기던 사람들이었다는 걸 점차 깨닫게 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소? 다른 사람들이 모두 걱정하지 말라고 하는데 너무 오래전 일이라 당신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을 때 어떨 것 같소?" -p291
우리가 알고있는 "역사"라는 것이 역사의 주체에 의해 얼마나 다른게 해석되고 이용될 수 있는지, 그것이 전 인류를 향한 엄청난 범죄이며 광기어린 역사라 해도 그 행위의 주체가 역사의 주역이 된다는 가정하에 그런 사실들이 역사속에서 어떻게 비춰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역사란 게 그렇게 쉽게 바뀔까? 궁금했다. 그의 경험에 따르면 분명, 비밀이란 강한 산과 같았다. 일단 흐르기 시작하면, 그것은 무엇이든 부식시키며 퍼져나갔다. 결혼 생활의 비밀이 그렇다면, 국가원수는 어떻고 또 한 국가의 비밀이 그러지 말라는 법은 또 어디에 있겠는가? -p456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소설인 "당신들의 조국" 역사에 대해선 크게 관심도 없었고 그냥 흘러가는대로만 알고있었는데 역사란 쉽게 잊혀지기도 하고 변형되면서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 만큼이나 다양한 역사를 만들어내 기도 한다. 이 책에선 이미 세월이 흘러 결말지어진 역사를 "만약...했었더라면"의 방식으로 전개해 나간 자체가 대단한 스케일 인것 같다. 영화로도 만들어졌다니 한번 찾아서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시대별 역사의 흐름도 정리되고... 실제의 역사와 픽션만 햇갈리지 않는다면 좋은 역사공부도 한 것 같다. 로버트 해리스의 첫! 작품... 별 다섯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