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조선을 사로잡다.

기생, 조선을 사로잡다 - 일제 강점기 연예인이 된 기생 이야기
신현규 지음 / 어문학사 / 2010년 3월

오늘날 연예인의 시초가 바로 일제 강점기의 기생이다.

그 시대 기생의 모습과 그들의 기예를 통해 치열하게 살던 기생의 삶을 21세기의 관점에서 재조명 한다.

전통무용이나 음악만 담당하던 기생이 일제에 의해 강제된 '근대'를 거치면서 음악기생, 무용기생, 극단 여배우,

대중가요 가수, 화초기생, 항일기생 등으로 분화되는 과정을 그린다.  - 책표지

 

 

기생...하면 '황진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서 책을 읽으면서도 소설 같은 내용을 기대 했던것 같다.

우선 전체적으로 보자면 전공 교과서 같은 약간은 딱딱한 느낌이 드는 기생이 일제시대에 강제적인 '근대'화를 거치면서 오늘날 연예인의 시초를 설명해주려는듯 했다.  일제 강점기에 연예인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기생들.. 그 시대상으로 보면 그 역활을 담당할 수 있었던 여인들은 기생밖에 없지 않았을까?  보통의 여인들보다 사회를 더 접하고 개방된 사고방식으로 라디오스타, 패션광고나, 그림의 모델 , 그당시 기생들의 사진엽서는 대단한 인기였다고 한다.  현존하는 우리나라의 사진엽서는 수집가들을 통해서만 전해진다고 하니...

TV, 라디오 출연을 처음했던 것도 기생이었고, 웃음을 판다는 이유로 사회의 지탄을 받아가면서도 꿋꿋이 자신들의 입지를 만들어갔던 그녀들... 어쩌며 일제 강점기라는 거센 세월의 고난 속에서도 그녀들이었기에  연예인 이라는 시초를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싶다.

책에 일제강점기 시대 기생들의 연예인 사진들과 당시의 패션,유행등을 볼 수있고, 그당시 유행했던 가수들이나, 배우들의 일생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소설이 아닌 자료식의 책으로 처음 만나는 책이라 그런지 약간은 역사서 내지는 자료집을 읽을 듯한 기분이었지만 우리의 역사를 조금이나마 다시 생각해보고 만날 수 있었던 책이었던것 같다.

 

기생은 조선시대 양반의 노리개라거나 성적 욕망의 대상으로 폄하되어 왔다.  하지만 그 전시회를 통해서 일제 강점기 권번 기생은 상류사회 남성과 교류하며, 자기표현이 가능했던 지식을 쌓고, 재능을 펼칠 수 있었던 신여성임을 보여주었다. -p107

 

기생은 종합예술인이었지만 봉건사회의 천민이었던 만큼 평생을 사회적 편견과 비애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존재였다.  일제 강점기때의 기생은 전통 예술의 계승자였다.  하지만 계승의 주체가 기생이었기 때문에 왜곡이 생겨났다.  우리의 전통 춤, 소리가 단지 기생들에 의해 연회에 공연되었다는 것만으로 '기생춤', '기생소리'라고 폄하하고 비난하는 것은 '우리 것'에 대한 자기 부정이다. -p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