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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편 사람 주의
조경란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3월
평점 :

#반대편사람주의 #도서협찬
#조경란
엄마들은 자신이 노인이라는 걸 언제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글쎄. 난 이제 물어볼 수도 없고. 아마도 그냥 우리처럼 잘 몰라서 혼란스러워들 하지 않을까. 우리도 우리가 중년이 됐다고 인정하지만 그게 실은 어떤 건지. 거기에 뭐가 필요한지 알지 못하는 것처럼. _7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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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서로를 이해해서 멀어질 때도 있는 거야._78p.
올해로 등단 30주년을 맞은 조경란 작가의 아홉 번째 소설집 『반대편 사람 주의』, 2024년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일러두기>, 당해 김승옥 문학대상 수상작인 <그들>을 포함한 7편의 작품이 실린 소설집 이이다. 인물들이 반복해 등장하며 공통의 테마를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쳐 보이는 중년의 인물들이 내면의 갈등과 불안, 외로움 등 이들의 세상은 점점 축소되고 유일한 가족을 염려하며 살아간다. (현실의 4~50대 모습이 아닐까?) 존재에 대한 불안과 질문, 수시로 찾아드는 죽음 충동, 불안정한 삶과 가까운 타인을 염려하는 마음은 어디까지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과 너무도 닮아있고 가까운 이야기이기에 더욱 생생하게 읽히고 생각하게 되는 소설. 행간을 읽다 문득 마주하게 되는 문장에 빠져 책장을 쉬이 넘길 수 없지만 찬찬히 다시 읽고 싶은 소설. 관계에 지친 삶을 살고 있지만,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심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게 아닐까?
어머니와 나의 문제는 사랑과 돈이 아닐지도 몰랐다. 우리는 대화하는 방법을 모르는 모녀였다. 서로 눈을 마주 보며 침착하게 말하고 듣고 의견을 제시하고 설득하고 이해시키고 공감하게 만드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채로 오십 년 가까이 살아온 모녀였다. 우리는 둘 다 갈 데가 없고 갈 데를 몰라, 그런 일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여기까지 온, 단지 같이 사는 서툰 여자들이었다. _30p.
나는 언제부터 어머니를 노인이라고 여기게 되었을까. 노인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편견 때문에라도 노인이 되고 싶지도, 더는 늙고 싶지도 않은 내가. 지금 내 쪽으로 한쪽 팔을 올려 자신이 거기에 있음을 조심스럽고 약간의 쑥스러움을 담아 표현하는 어머니는 어떤 문제로 보이지 않았다. 서툴고 부족하여 혼란을 느끼는 사람, 부모에서 자기 자신으로의 역할 전환을 시작해야 한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된 사람. 어머니는 어떤 과정의 사람으로 보였다. _39p.
화와 슬픔은 닮은 데가 있었다. 한 번에 멈춰지지 않고 꼬리에 꼬리를 무니까. _66p.
일러두기라는 게 있었네요.
(중략)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그런 게 있으면 좋겠네요.
왜요?
그러면 미리 이해를 구할 수도 있고 안내 같은 것도 할 수 있게 될 테니까요. _120p.
검은 간장 물이 부글부글 끌어 올랐다. 어떤 사람들이 불안 없이 살까, 두려움 없이 사는 사람도 있을까. 그런 사람에게는 자신에게 부족한 무엇이 있을까. _171p.
남편에게도 친구들에게도 보여줄 수 없는 마음이 솟구치는 시간도 그런 때였다. 그런 마음을 너무 눌러놓으면 언젠가 크게, 너무 크게 터져버려 수습할 수 없어질 거라는, 지금껏 지켜온 생활이 모두 무너져버릴 거란 불안이 들었다._175p.
#독파 #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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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