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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사전 - 인생의 작은 숙련가를 위한
단춤 지음 / 유유히 / 2025년 7월
평점 :

#감정사전 #도서협찬
#단춤 #유유히
내가 가진 단정함이 누군가를 슬프게 할 때마다 나는 길을 잃은 사람이 된다. 나에게 사랑을 알려준 당신에게 상처 입히고 싶지 않은데 생각과는 다른 말들을 전하게 될 때면, 나는 자주 입만 껌뻑이는 사람이 된다. 그럼에도 그런 나를 한 번만 더 바라봐달라고 용기 내어 말해본다. 우리는 모두 더 나은 사람이 되려 노력하는 사람들이니까. 상처 입힌 마음을 미안해하고 받은 친절에 배의 친절을 돌려주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니까. _137p. <계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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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마음은 어른이 되어가는 마음이다. 실수를 저지르고 사과하고 용서하고 용기 내어 시도하는 일련의 가정을 지나 평안한 나를 마주하는 것. 애쓰고 버텨냈다가도 흔들리고 무너졌다가 다시 해보는 날들이 모여 차근차근 내가 되어간다. 바람에 흩날리지 않을 단단한 고집을 안은 채 어른이 되어간다. _155p. <단단하다>
나의 하루는 안녕했을까? 잠깐의 순간만 뒤돌아보더라도 안달복달, 버럭, 울렁일 정도로 일렁이는 감정의 파도에 하루도 편안할 날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단춤 작가는 인생에서 매일 같이 찾아오는 감정을 세심히 들여다보고 차근차근 매일의 경험이 쌓여 '인생의 작은 숙련가'가 되어가는 중이라고 이야기한다. 인생의 작은 숙련가라니! 나 한 사람은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졌는데 이렇게 이야기하니 나의 감정들도 조금 더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싶어졌다.
잠시 멈춰 엉켜있는 감정들을 차근히 풀어가며 마음을 표현하는 50개의 감정 단어를 이야기하는 <감정 사전>은 단어의 사전적 의미와 작가가 새롭게 부여한 정의가 쓰여있어 거기에 읽는 이들이 부여하는 정의를 더한다면 나만의 감정 사전을 만들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어마다 귀여운 짧은 만화와 에세이가 짝을 이루어 진행되고 있어 순서대로 읽어도 좋지만 그날 그날의 감정을 알고 싶은 단어부터 골라 읽어도 전혀 손색없는 책이다.
오늘도 열심히 애쓰며 살아온 나에게 다정을 주는 연습, 나를 다독이기 어렵다면 이 책을 읽으며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
매번 다른 모험 앞에서 익숙해지지 않은 채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을 수도 있다. 누구나 겪는 일일뿐이다. 새로운 모험에서 저지르는 실수들을 부디 자책하지 않고 천천히 보듬어갔으면 좋겠다. 누군가 앞서 겪은 모험담을 들으며 눈을 반짝일 사람들이 부디 자신만의 지도를 들고서 계속 나아갔으면 좋겠다. 그 여정에서 당신도 몰랐던 새로운 모습을 찾아가기를. _31p <모험하다>.
언제나 늘 같은 온도로 남아 있는 이야기들, 매번 같은 글을 읽는 것이지만 지겹지 않아. 시간이 흘러도 너에겐 나의 순간이, 나에겐 너의 순간이 남겨져 있다는 사실 덕에 편지라는 기록물을 더욱 아끼게 돼. 지난날의 나는 쉽게 잊히잖아. 나조차도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잊어버리기 마련인데. 동시에 오래 쌓아온 추억은 자주 겹치기도 해서 나는 너를 막연하게 기억하곤 해. 그렇지만 편지로 남겨진 너의 모습은 참 생생하다. 시간이 흘러도 여전한 너의 말투와 습관들을 마주할 때면 내가 알고 있는 너라서 웃음이 나온다. 시시각각 모든 게 바뀌는 세상 속에서 변하지 않을 사실이 안도가 된다. _146p. <기록하다>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것만 같은 단단한 가치를 찾아가며 살아가는 사람들, 심지가 두터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그들을 더욱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사랑을 품은 마음은 더 많은 사랑을 찾아 끌어안는다. 이 마음을 맘껏 꺼내고 나누며 우리가 선선하게 순환하며 살아갔으면 좋겠다. _249p. <흠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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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