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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는 채팅이고요, 남편은 일본사람이에요 - 제12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
김이람 지음 / 달 / 2025년 5월
평점 :

#취미는채팅이고요남편은일본사람이에요 #도서협찬
#김이람 에세이
그와 나는 '운명'이었을까? 핸드폰을 마주 보고 오늘을 이야기하던 사이에서 한 침대에 나란히 누워 내일을 맞는 사이가 됐다. 채팅 앱에서 메시지를 주고받던 사람과 결혼까지 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하지만 이것을 운명이라는 한마디로 요약하기에는 살짝 억울하다. (중략) 모든 연애가 결혼으로 귀결되지 않듯 결혼은 연애의 끝을 의미하진 않는다. 결혼으로 서로에게 닿을 수 있는 영역이 좀 더 확장되었을 뿐이다. 그러니 우리의 연애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또 다른 장이 막 시작되었다. _135~13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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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순간에는 언제나 그의 다정함이 존재했다. 그 마음의 의도는 늘 하나였다. 나를 사랑한다는 것. 진심인지 빈말인지 헷갈릴 틈조차 없었다. 거리를 재지 않고 성큼성큼 걸어오는 그에게로 나도 한 발짝 두 발짝 다가갔다. 그렇게 우리는 점점 가까워져 이제는 하나로 포개어져 있다. _프롤로그
폐쇄적인 일본 사회에서 '한국인, 미혼, 여성'으로 살았던 일본 생활 10년 차, 우울해질 때면 채팅 앱에 접속해 감정을 털어놓곤 했지만, 늘 경계심을 세운 채였다. 어느 봄날, 홀로 꽃 구경을 다녀와 올렸던 사진 한 장 그리고 도착한 메시지. "꽃구경 다녀왔어요?" 가벼운 마음으로 대화를 시도했는데 그런 그녀를 무장해제시켜버린 사람이 지금의 남편이 되어 해마다 벚꽃길을 걷는 인생의 동반자가 되었다. 벚꽃 사진 한 장으로 시작된 인연은 랜덤채팅에서 만난 일본 남자와 만나 연애 그리고 이어진 결혼까지 1년 만에 이뤄진 일이었다. 외국인이라는 시선, 일본 남자와의 연애, 결혼, 시댁과의 마찰, 남편과 시댁과의 관계 등 일본에서 외국인으로 살아가는 일이 녹록지 않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유쾌하고 알콩달콩한 일상들이 대부분이지만 부글부글구간도 쫌 있음!)
책을 읽기 전, 제목과 책 소개만 보고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사람과 사람이 나라와 나라를 건너 서로를 이해하고 닿아가기 위해 진심을 다하는 과정들은 조금은 유별나지만 유쾌하고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이야기 같아, 이들의 다음 이야기가 매일의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글이기도 했다. 서로의 다름을 배워가는 여정, 이들 부부의 이야기가 아니어도 우리가 매일 살아가는 일이 그렇지 않을까? 유쾌한 긍정 에너지를 많이 받았던 글이라 한 번쯤 읽어보길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종종 '내가 만약 결혼한다면 이 사람이겠구나'라고 생각은 했지만 결혼을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 없었기에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우선은 청혼을 받았으니 그의 이야기를 더 들어보자는 결론을 내렸다.
"혹시 내가 일본을 떠날까 봐 붙잡으려고 한번 해보는 소리인 거야?"
"그럴 리 없잖아. 넓고 햇볕이 잘 드는 집에서 너와 함께 커피를 마시며 웃고 떠드는 일상을 꿈꾸곤 했어. 다만 결혼하려면 고려할 사항이 많으니까 좀 더 준비된 후에 청혼하려고 했지. 그런데 네가 귀국을 고심하고 있다는 말에 생각이 바로 정리됐어. 평생 네 곁에 머물고 싶어."_98p.
기억에는 유효기한이 있다. 초등학생 때 죽고 못 살던 친구들, 이제는 이름도 다 까먹었다. 지금은 잊지 못하는 좋은 기억과 뭉클한 추억도 언젠가 유효기한이 끝나면 다 잊어버리고 말 것이다. (중략) 옅은 물감을 켜켜이 올릴 때마다 붓자국이 남는 수채화처럼, 더 많은 경험과 추억으로 삶에 색깔을 더하면 시간이 지나도 빛바래지 않을 순간을 많이 만들고 싶다. 나를 지탱하고 가슴 따뜻하게 한순간을 할 수 있는 한 더 오래 기억하고 싶다. _22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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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