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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하이드어웨이
후루우치 가즈에 지음, 민경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5월
평점 :

#도쿄하이드어웨이 #도서협찬
#후루우치가즈에 #100인원정대
은신처는 결코 도피처가 아니다. 은밀히 힘을 기르는 곳이다. 기른 힘이 앞으로 도움이 될까. 대답은 아직 전혀 찾을 수 없으나 아무 생각 없이 땀을 흘리고 온 힘을 실은 주먹을 기요미의 미트에 날린다. _16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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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여기서 계속 애를 썼구나······.
어쩌면 '명찰'을 내세우며 설명하지 않아도 어머니는 이미 다 알고 있었을지 모른다. 자신조차 알아차리지도 못한 것을.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물론 환상이다. 그러나 한없이 변하며 사라지는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다 환상일 것이다. 그러므로 스크랩해 모아둔다. 마음에, 기억에 붙여놓는다. 연애 감정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그것이 사랑임을 처음으로 알았다. 나는 사랑할 수 있다. 친구를, 동료를, 일을. 이제까지 긍정할 수 없었던 자신도.
여기서 계속 애를 써왔구나······._228p.
파라다이스 게이트웨이, '천국으로 가는 입구'라는 IT 쇼핑몰 회사 마케팅부를 무대로 은신처가 필요한 여섯 편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오로지 회사일이 전부인 기리토, 그의 성실함이 주변 동료들에게는 불편함으로 느껴진다. 마케팅 부서의 중간관리자인 워킹맘 에리코, 게이타는 학폭으로 인해 세상 밖으로 나가는 게 두려운 학생이다. 연애도 결혼도 하지 않는 히사노는 자신의 일을 하며 살아가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40대 여성, 남성의 권위를 내세우고 권력을 휘두르는 상사의 아래에서 유연하게 살아온 미쓰히코는 지나온 삶을 지금의 삶을 고민하게 된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로 성인이 되어서도 사람과의 관계가 힘든 리코등 등장인물들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유기적인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소설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은 여운으로 남았던 기리토, 자신의 일만 해나가며 살아가던 모습에서 리코와 함께 조금씩 변화하는 시간들은 잠시의 쉼을 통해 삶에 가져온 작은 변화들이 그들의 삶을 조금 더 그들답게 살아갈 수 있게 밝혀주지 않을까? 라는 밝은 기대를 하게 되는 흐름이 좋았다. 나만 알고 싶은 나만의 장소, 그 장소에서는 내가 오롯하게 나 일 수 있는 장소가 있는가? 지친 일상에서 잠시 빠져나와 마음 쉴 곳이 필요한 이들에게 권하고 함께 읽고 싶은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난······난,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누구에게 인정받고 싶어?
리코의 질문에 바로 말할 수 없었던 대답을 처음으로 깨닫는다.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_61p.
이 사람, 저 사람 다 제멋대로 떠들고 있네.
직장이나 가정이나 무슨 짓을 해도 '어머니' 역할에서는 도망칠 수 없을 것 같다. 이 또한 내게 요구되는 '역할'인가._85p.
태어나 처음으로 회사를 무단으로 결근한 날, 길 끝에서 만난 숲속의 방주.
누군가에게 주어진, 떠맡겨진 '역할'에 따를 게 아니라 우여곡절을 거쳐 스스로 그린 항로가 진정한 자기 역할과 이어진다는 사실을 이 배가 알려주었다. (중략) 방주의 앞길은 험난할 것이다.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미지의 콘크리트 정글을 항해해야 하니까.
사회도 회사도 공평하지 않다. 그러나 물러서지 말자. 다들, 지지 말자. _114~116p.
우리는 모두 혹성의 주민이다. 완전한 사람은, 하나도 없다.
저마다의 은신처에서 조금이나마 자신을 위로해도 때로는 무시무시하고 무자비한 세상과 대처해야만 한다.
그러므로 더욱 서로 의지해야 할지도 모른다. _354~35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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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