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대문을 열면
허은미 지음, 한지선 그림 / 문학동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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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우리 집은 파란 대문이었어.

"하나, 둘, 셋, 넷, 다섯·····"

막다른 골목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또 오르면

거기에 우뚝 파란 대문이 있지.

계단을 하나씩 오를 때마다 가까워지는 파란 대문. 대문을 와락 열고 "다녀왔습니다" 인사하고 쪼르르 올라갔던 다락방, 다락방의 작은 창으로 내려다보면 보였던 동네 풍경들을 내려다보며 읽던 만화책, 동화책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 이런저런 생활 소음들... 꽃 피는 계절이면 옥상, 대문 주변으로 알록달록 꽃을 피우던 화분들. 그리고 늘 바빴던 엄마의 재봉틀 등... 그림책의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추억의 어느 한 장면을 마주하는 기분이라 가까이 두고 한 번씩 넘겨보고 조카들에게도 '어릴 때 너네 엄마랑 이모는 이렇게 놀았어~'하고 이야기해주기도 했다. 지금은 단독주택이 있는 골목보다 높디높은 고층 아파트에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생소한 그림책일 거 같지만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부모 세대의 이야기를 들려주기에 더없이 좋았던 그림책. 마지막 장의 고층 아파트들을 바라보는 뒷모습이 지금 중년인 우리들의 모습인 듯 아련해서 더 마음이 가는 그림책이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림책, 아이들보다 어른들에게 더 선물하고 함께 읽고 싶은 그림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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