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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 나만의 속도로 살아갈 결심
하완 지음 / 오리지널스 / 2024년 5월
평점 :
#하마터면열심히살뻔했다 #도서협찬
#밀리의서재
우리나라에서 열심히 살지 않는 건 나쁜 거다. 최선을 다하지 않고 할 만큼만 하면 욕을 먹는다. 열심히 사는 게 기본값이 된 사회, 열심히 사는 게 무조건 선인 사회. 열심히 사는 건 좋은 태도지만 모두가 반드시 그렇게 살아야 한다면 얘기가 다르다. 내 눈엔 열심을 강요받는 사회 역시 그리 건강해 보이진 않는다. 정말 열심히 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일까? 인생 망가지는 길일까? (중략) 느리게 살기 위해선 치러야 할 대가가 있다. 그러니까 이건 포기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무엇을 포기하고 무엇을 얻을 것인가. 결국 어떻게 살고 싶은가에 대한 이야기다. _프롤로그
늘 책을 쌓아두고도 새로운 책들을 찾아내고 또 쌓고 읽으면서 책 이야기를 하는 내가 조카는 신기했나 보다. "이모는 어릴 때도 책을 좋아했어요? 지금처럼 시간만 나면 책을 읽고 책이 좋았어요?", "이모는 책이 왜 좋아요?" 등등 문득 생각나는 질문을 툭툭 던지는 조카님. 어릴 땐 책도 곧잘 읽었는데 핸드폰을 손에 쥐고, 틱톡, 유튜브, 게임 등 영상을 접하기 시작하며서 종이로 뭔가를 읽는다는 게 아이에겐 '쓸데없는 일'이라고 생각되었나 보다. 늘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고, 무얼 하고 싶은지 이야기하는 조카와의 대화는 유치한 장난부터 공부, 미래의 꿈까지 대화의 주제가 다양하다. 어려서부터 이야기를 많이 하며 커와서인지 지금도 참 살갑고 다정한 아이. (2024년 이 조카는 고1 이 되었다!) 조카의 삶에 관심이 많고 자꾸만 이야기하고 싶은 건, 지금 나와 같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었나 보다. (나 열심히 살았는데? 지금도 열심히 사는데?) 조금 더 나은 삶, 나보다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은 뭘까? 열심히 살았지만 왜 이것밖에 안되는지 기준에 기준을 더하다 보니 이번 생은 글렀다는 말이 버릇처럼 튀어나오기도 했다.
4년 전 읽었고, 2024년 리커버 개정판으로 다시 읽게 된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는 다시 읽어도 '이거 내 마음이잖아? 내 모습이잖아!' 하며 읽게 된다. 아니, 시간이 흘러 다시 읽으면 뭔가 달라져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사람이란 쉬이 바뀔 수 없다는 게 맞는 말인듯하다. 하~ 가끔은 '왜 이렇게 살고 있지?' , 어릴 때 조금 더 열심히 살았더라면, 그 순간 그 선택을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내 삶은 조금 달랐을까? 하는 생각을 문득문득하며 살았는데, 나만 그런 건 아니야!라는 위로와 함께 '이 정도는 돼야 한다'라는 기준을 내려놓는 것만으로도 즐겁게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열심히' 말고 '재밌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다시 읽어도 그 의미가 새로워 읽는 재미가 있었던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어? 의외로 괜찮네. 내 인생!
열심히 노력했다고 반드시 보상받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열심히 안 했다고 아무런 보상이 없는 것도 아니다. _22p.
세상에는 많은 길이 있다.
어떤 길을 고집한다는 것은 나머지 길들을 포기하고 있다는 말과 같다. _44p.
포기는 비굴한 실패라고 배웠는데, 그건 사실이 아니다. 현명한 삶을 살기 위해선 포기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우리는 '인내'나 '노력'같은 기술을 이미 수도 없이 익히며 살았지만, 포기하는 기술은 배우지 못했다. _49p.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서야 비로소 내 시간이 시작되는 것 같다. 아무래도 회사에 있는 시간은 내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해야 할 일로 가득하니까. _120p.
우리의 삶은 시시각각 변하는 파도와 같다. 파도 위에서 넘어지지 않고 균형을 잘 잡으려면 꼿꼿해선 안 된다. 유연해야 한다. 힘을 빼고 이리저리 휘둘릴 각오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_146p.
이 나이에 결혼도 안 하고, 월세에 살고, 자동차가 없지만 불편하거나 비참하지 않다. 문제는 사람들이 나를 그렇게 본다는 것이다. 정작 나는 괜찮은데 사람들이 나를 불쌍하게, 한심하게 보니 나 좀 비참해지려고 한다. 아니, 확실히 비참하다. 원래는 비참하지 않았는데 남들이 그렇다니 좀 그렇다. 이건 내 삶인데, 내 기분인데 왜 타인의 평가에 따라 괜찮았다가 불행했다가 하는 걸까?_198p.
혼자 있는 시간은 꼭 필요하다. 그 시간은 치유의 시간이다. 인간관계로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해주는 시간. _220p.
이제 열심히 사는 인생은 끝이다. 견디는 삶은 충분히 살았다. 지금부터의 삶은 결과를 위해 견디는 삶이어서는 안 된다. 과정 자체가 즐거움이다. 그래서 인생이 재미있다. 앞으로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뿅 하고 건너뛰고 싶은 시간이 아닌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지. _34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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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