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비포 유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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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비포유 #도서협찬

#조조모예스

투석기로 발사된 돌덩이처럼 완전히 다른 삶 속에 처박히게 되면, 아니 적어도 얼굴이 유리창에 닿아 짜부라질 정도로 심하게 등 떠밀려 남의 인생 속으로 들어가게 되면,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인가를 다시 생각해 볼 수밖에 없게 된다. 다른 사람들에게 나는 어떤 모습으로 보일까.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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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구가 살고 싶은 마음이 있을 때 살기를 바랍니다. 그렇지 않다면 억지로 살라고 하는 건, 당신도, 나도, 아무리 우리가 그 친구를 사랑한다 해도, 그에게서 선택권을 박탈하는 거지 같은 인간 군상의 일원이 되어버리는 거예요._471~472p.

10년 만에 전면 개정판으로 다시 읽게 된 <미 비포 유> 10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다시 읽는 글은 이미 읽었던 글이지만 새롭게 읽히는 문장들이 더욱 매력적이게 느껴졌다.

M&A 사업가로 자신의 입지를 확실하게 굳히고 있었던 윌 트레이너는 어느 날 불의의 사고로 C5/6 사지마비 환자’가 된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고 적극적이고 활발한 성격이었던 그는는 남의 도움 없이는 생활할 수 없게 되고, 나아지기는커녕 합병증은 점점 더 늘어가 고통스러움이 더하는 삶을 6개월이라는 시한부적 기한을 정한다. 한편 작은 시골마을 스물여섯 살 루이자는 6년 동안 일했던 카페가 갑자기 문을 닫는 바람에 구직활동을 하던 중 최저임금보다 훨씬 웃도는 간병인 자리를 소개받게 되고,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윌의 간병인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성채의 도련님 윌, 생계 걱정을 하며 일을 해야만 했던 루이자.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윌, 삶의 의욕이 없는 루이자. 이들은 서로의 결핍을 채워가듯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며 시간은 흐르게 되고 그가 정한 삶의 종료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루이자는 자신으로 인해 조금이라도 그를 지금의 삶에 붙잡아 두고 싶어 분투하게 된다. 환자와 간병인이 아니었다면 만나지 않았을지도 모를, 건강했을 때 그들이 만났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 하지만 현실은 안타깝고 그럼에도 아름답고 어쩌면 삶은 누구에 의해 변화될 수 있는 게 아닐 수도, 또는 그럴 수도 있는 게 아닐까? 안락사에 대한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이야기되고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도 환자 본인의 의지를 얼마나 존중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환자들의 삶을 주변인들이 결정지어줄 수 있는 건지 아직도 많은 의견이 나오고 있고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이야기라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음에도 새삼 더 좋아졌던 소설이었다. 다시 읽는데도 눈물이 펑펑... 먹먹한 여운이 오래 남았던 <미 비포 유>. 더 세련된 책표지, 다듬어진 문장들 아직 읽지 않은 이에게도, 읽었던 이에게도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이다.

하지만 대체로 나는 공포에 질려 있었다. 이제 알아버린 진실이 뇌리에 박혀 나를 괴롭혔다. 죽음으로 이어질 나날을 무의미하게 흘려보내고 있을 뿐임을 알면서도 어떻게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을까? 내 이 손가락으로 따뜻하고 살아 있는 피부를 느꼈는데, 그 남자가 어떻게 스스로 삶을 끝내겠다는 선택을 할 수가 있단 말인가? 대체 어떻게, 모두가 암묵적으로 동의한 가운데, 겨우 6개월의 시간이 흐른 뒤면 그 따스한 피부가 땅속에 묻혀 썩어가게 된다는 걸까? _176p.

"인생은 한 번밖에 못 살아요. 단 한 번의 삶을 최대한 충만하게 사는 게 인간의 의무예요." _301p.

“내 생각은 너무 자주 하지 말아요. 당신이 감상에 빠져 질질 짜는 건 생각하기 싫어요. 그냥 잘 살아요. 그냥 살아요. 사랑을 담아서, 윌.”_56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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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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