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의 안쪽 - 속 깊은 자연과 불후의 예술, 그리고 다정한 삶을 만나는
노중훈 지음 / 상상출판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풍경의안쪽 #노중훈

#도서협찬

코보소와 알바니아 출장 의뢰가 들어왔을 때 농담하는 줄 알았다.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를 가봤으니 발칸반도가 아주 낯설지는 않았지만 두 나라에 관해서는 '내전', '인종 청소'같은 무시무시한 단어밖에는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마치 듣도 보도 못한 미지의 생명체를 상대하는 것 같았다. 마른침을 삼키며 이스탄불행 비행기에 올랐다. _269p.

1999년부터 여행작가로 세계를 여행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쌓아온 노중훈의 <풍경의 안쪽>. 책표지의 그림만큼이나 책에 수록된 사진들이 너무도 아름답고 여행지에 대한 감상이나 궁금증을 갖게 한다. 최근 여행유튜버들의 영상으로 꽤 많은 여행지들을 눈으로 보고 간접경험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참으로 얕은 지식으로 겉핥기식의 여행지를 간접경험했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 세상에 이토록 아름다운 여행지들이 경험해 보지 못하고 들어보지 못한 여행지들이 많구나라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된다.

1부 압도의 풍경

2부 느림의 풍경

3부 예술의 풍경

4부 사람의 풍경

총 4부로 이야기하는 가닿지 못한 '풍경의 안쪽'의 이야기들은 저자가 여행자로 머물렀던 곳들의 이야기들이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이야기가 아닌 스며드는 여행지의 이야기처럼 다가와 더없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책이었다. <풍경의 안쪽> 그저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닌 많이 보고 깊숙이 들여다봐야 나올 수 있는 이야기들, 여행에 목마른 이들이, 또는 일상에 쉼이 필요한 이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다.

코앞에서 살펴본 '악마의 목구멍'은 세상의 모든 폭포이자 크기를 나타내는 어떠한 형용사를 끌어와도 형용이 불가한 초월적 존재였다. 미루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엄청난 양의 물이 높은 데서 낮은 데로 끊임없이 떨어졌고, 섣불리 짐작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난 크기의 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폭포를 바라보고 있자니 물의 소용돌이에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았다. _64p.

인도를 세 번 다녀왔다. 부처의 흔적이 남아 있는 북동부 도시들을 돌아보는 여정이 에피소드가 만발하는 장편소설이었다면, 케랄라를 휘돌아 다니는 여행은 여백이 많은 한 편의 시였다. 저자가 오케스트라를 동원한 장중한 종교음악이라면 후자는 즉흥연주가 도드라지는 재즈 같았다. 자유롭고, 여유롭고, 때론 현란했다. _91p.

2000년의 역사가 숨 쉬는 발렌시아는 물려받은 도시이자 고쳐 지은 도시다. 구시가지의 유적들과 한 세기를 훌쩍 넘긴 건물들이 발렌시아의 과거를 함축한다면, 투리아 강변에 들어선 예술과 과학의 도시는 뉴 발렌시아를 웅변한다. 예술과 과학의 도시는 투리아강 유역 개발에서 연원한다. _173p.

미얀마에서 살펴본 불교 사원들과 사원의 탑들은 먼저 보고 돌아온 이들의 전언대로 화려하고 웅려했다. 불탑 앞에서 미얀마 사람들은 향을 사르고 합장을 하거나 이맛전이 바닥에 닿을 정도로 허리를 깊이 숙였다. 얼굴은 맑아고, 몸가짐은 공손했다. 그것은 미얀마인들에게 유전자처럼 새겨진 신앙의 표정이었다. _243~244p.

#상상출판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여행에세이 #에세이추천 #book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