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의 시대 창비시선 495
장이지 지음 / 창비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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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의시대 #도서협찬

#장이지

조카가 시에는 무엇을 담느냐고 묻기에 편지에는 내장을 담지, 하고 가르쳐 준다 라플란드 할머니가 핀란드 할머니에게 편지를 보낼 때 생선의 내장을 긁어내고 그 죽음에 편지를 쌌듯이, 만지면 아픈 시를 쓸어안는다 무슨 말이든 잘 믿는 조카가 시에는 무엇을 담느냐고 묻기에 편지에는 꿈틀대는 내장을 담는다고 말할 수는 없어서 그보다도 하얗게 하얗게 쓸어안는 게 중요하다고 눈 오는 밤의 봉인이 중요하다고 속삭여본다 속아주려느냐 조카야, 이것은 너만 속이려는 게 아니란다 _ #라플란드

편지를 태우기 전 거듭 읽는다 당신이 부탁한 대로 거듭 읽어 외운다 편지는 부라고 재와 연기가 난무한다 매캐한 위치에서 홀로 나는 당신을 이해해 보려 하지만 당신은 내 곁이 아니라 내 안에 있다 _ #외워버린편지

한 번도 편지를 불태워보지 않고 어른이 될 수는 없습니다 새까만 어둠으로 앉은 남자가 방금 몸살을 하며 빠져나온 추문의 소년을 가만히 내려다봅니다 자기의 허물을 몰래 불태우지 않고 어른이 될 수는 없습니다 _ #허물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창비 #창비시선495 #창비시선 #추천도서 #시집 #한국시

오랜만에 무엇인가 진득하니 쓰고 싶어졌던 <편지의 시대>

마음에 드는 문장, 시는 노트에 따로 필사를...

시 한 편 한 편도 좋았지만 시를 다 읽고 읽어보는 '해설'부분도 좋았다.

시집의 책표지 또한 작품 같아서 자꾸 꺼내보고 싶어지는 시집,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는 마음으로 선물하기에도 좋을 듯.

창비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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