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꼭두각시
윌리엄 트레버 지음, 김연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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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꼭두각시 #도서협찬

#윌리엄트레버 #김연 옮김

킬네이는 그 어느 때보다 무시무시한 곳이었지만 난 다른 어디도 가고 싶지 않았다. 반쯤 탄 집이 아무리 음울해도, 아무도 나를 원하지 않아도 당신이 거기에 속했으므로 내가 있어야 할 곳은 그곳이었다. 내 존재의 모든 세부, 내 몸의 모든 혈관, 모든 흔적, 내 모든 친밀한 부분이 눈을 감고 쓰러지고 싶게 만든 그 부드러움으로 당신을 사랑했습니다. _263~26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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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그때 풋사랑이든 뭐든 서로 사랑했던 걸까? 당신은 라스코맥이나 캐슬타운로쉐에서 살았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 어디도 아닌 여기 로크였을지도. 지난 수많은 세월 난 종종 당신이 가까이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_35p.

국경을 초월했던 부모님의 사랑, 첩자의 죽음에 대한 보복으로 엄마인 애나와 윌리엄만을 남긴 채 다른 가족은 죽어야 했고 그로 인한 충격으로 알코올에 의지해 살아가는 엄마를 바라보며 살아가는 윌리엄. 그에게 찾아온 운명 같은 사랑은 너무도 짧았고 그들 사이에 태어난 아이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삶은 선택으로 인한 결과로 이어지지만 이 정도의 스토리면 폭풍이 지나가고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을 것만 같지만 그럼에도 삶은 꿋꿋하게 이어진다.

삶에 드리워진 비극, 운명이라면 받아들이고 살아가야 하는 걸까? 사랑했을 뿐인데... 단지 사랑이었을 뿐인데 그 사랑에 이토록 잔인했던 것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살아남아 살아가는 삶, 후반부에 이르러 짙은 여운을 남기며 다시금 천천히 되짚어보고 싶어지는 이야기는 윌리엄 트레버이기에 가능할 것이다. 잔혹한 운명을 향한 애절하고 경이로운 이야기, 깊어가는 겨울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네가 시작했다, 그가 시작했다, 우리가 시작했다, 너희가 시작했다, 그들이 시작했다." _111p.

"당신의 아일랜드는 너무 근사해요!" 당신이 말했다.

그 여름이 끝나고, 학교의 지루한 수업과 설교시간에, 소등 후 개인적인 시간에도 당신은 나의 비밀이었다. (중략) 학교생활 자체가 당신으로 하여 달라졌다. "메리앤." 난 속삭였다. "소중하고 귀여운 메리앤." 난 누구에게도 당신 이름을 말하지 않았다._166p.

군인들의 학살 이후 킬네이가 그랬듯 그 결정적인 순간들 이후 우리는 모두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난도질당한 삶들, 그림자의 피조물들. 그의 아버지의 말처럼 운명의 꼭두각시들. 우리는 유령이 되었다._330p.

#독파 11/1~11/15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독파 #독파앰배서더3기 #완독챌린지독파 #한겨레출판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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