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최선
문진영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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ʙᴏᴏᴋ 𝚛𝚎𝚟𝚒𝚎𝚠

#최소한의최선 #도서협찬

#문진영

'공백기'에 내가 배운 것은 있음과 없음 사이를 견디는 태도인지도 모르겠다. 그저 한때 내게 도착한 것들을 맞아들이고 놓아주기. 평정을 지키거나 무감하지 못한 채로, 있는 힘껏 갈팡질팡한 후에 그게 나의 최선이었어,라고 말해주기._#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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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뒤늦게야 그녀가 살아온 삶의 방식을 감히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최소한의 최선. 그것이었다. _96p.

문진영 작가의 9편의 단편이 담긴 『최소한의 최선』, 책의 제목이 갸우뚱하기도 했고, 책표지가 조금은 어두운 느낌이라 큰 기대 없이 읽기 시작했지만 첫 단편부터 마음을 사로잡았고 글 한 꼭지가 끝나가는 게 아쉬워 천천히 넘겼던 책이었다. 이야기의 화자들이 크게 드러나는것 같지 않으면서도 읽는 이로 하여금 그 너머를 생각하게끔 안내하고, '너였다면 어땠을것 같아?'라는 질문을 던져오는 것 같기도 했다. 삶이란 이토록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구나, 삶에 드리운 빛과 그림자, 그리고 사람과 사람의 이야기는 생각지도 않게 발견한 오래 알고 싶은 글이었다. 삶의 다양한 파장을 보듬어 펼쳐 보이는 작가의 글을 보다 많은 이들이 읽고 함께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아보카도 씨앗처럼 웅크리고 있던 뭔가가 그 순간 뿅, 하고 돋아났다. 결코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에. 테츠가 말하려던 건 이것이었을까. 그렇게 한번 자라난 것은 되돌릴 수 없었고, 나는 그것을 마음속 어두운 구석에 숨겨두고 문을 잠갔다. _27p.

미노리는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빛이 환할수록 더 짙어지는 그림자에 관해. 임계점에 닿기도 전에 쉽게 무너져버리는 마음에 관해. _31p.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선 어둠 속에 자신을 내버려 둘 용기가 필요한 게 아닐까. 너무 어두워서 도무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다가도, 시간을 견디면 결국에는 아주 느린 속도로 시야가 밝아지듯이. 캄캄한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일. _61p.

잊어버리기 전까지는 최선을 다해 기억하자.

그 말은 동시에 내게 이렇게 들렸다. 잃어버리기 전까지는 최선을 다해 사랑하자. _88p.

'그냥 젊다는 것'에 관해 생각했다. 단지 젊기만 하다는 것은 젊음 외에 내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의미했고, 나는 그 사실을 견디느라 젊음을 다 소모해 버린 것 같은데. 그러면서도 무언가가 되라는 목소리에는 늘 저항감을 느꼈었다. _189p.

엄마의 말 대부분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곤 했지만, 흘려보내지 못한 말이 하나 있다.

삶은 생각보다 길고, 젊음은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

왜냐하면 나는 그게 무슨 말인지 아니까.

서른 해 남짓 살았을 뿐인데 지금 산 것만큼을 또 살고, 어쩌면 또다시 그만큼을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두려웠다. _210~211p.

#독파 11/1~11/15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독파 #독파앰배서더3기 #완독챌린지독파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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