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를 위한 변론
송시우 지음 / 래빗홀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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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를위한변론 #도서협찬

#송시우

검찰은 수개월의 수사 끝에 결국 인어를 맥스 왕자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고 인어는 불구속 상태에서 형사재판을 받게 됐다. 인어는 이 혁명의 가장 큰 수혜자라 할 만했다. 만약 하이트 왕국에 사법 분야의 혁명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인어는 그 자리에서 왕자 살인범으로 체포되어 고문당한 뒤 처형됐을 것이다. 그날 맥스 왕자를 죽일 가장 절박한 동기를 가진 사람이 바로 인어였기 때문이다._ #인어의소송 _1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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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에겐 정당방위 주장도 필요 없습니다. 선녀는 이쇠돌을 죽이지 않았습니다!”

심순애 변호사는 취재진 앞에서 항소장을 손에 들고 흔들었다. 항소심을 통해 선녀의 무죄를 밝히고 진실과 정의를 되찾겠다는 젊은 변호사의 선언은 왕국 곳곳에 닿아 들불처럼 번지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선녀는 무죄일까 아닐까. 내기를 거는 사람도 생겨났다.

_ #선녀를위한변론 _82p.

우리가 알고 있던 동화 '인어공주' '선녀와 나무꾼'을 법정 미스터리로 쓴다면, 어색하지 않고 완전하게 각색하고 사건의 구성과 범행 동기, 배경 등 원래의 이야기틀을 유지하고 있으면서 사건적인 요소를 가미했을 때 재미있게 쓸 수 있다면 송시우 작가가 아닐까? <인어의 소송>등장인물들이 주류 관련 이름이라 웃음이 피식피식 나면서도 한편으로 추리하느라 머리는 사건을 따라가기에 바빴다. <선녀를 위한 변론>에서도 생각지도 못한 이수일과 심순애의 등장에 뿜! 을 뻔 했지만, 이야기는 잠시도 손을 놓을 수 없게 우리를 사건의 현장으로 몰고 간다. <누구의 편도 아닌 타미> <모서리의 메리>는 평범한 사무직 임기숙과 반려견 타미가 예기치 않게 사건에 관여하기도 하며 추리의 추리를... 마지막 편인 <알렉산드리아의 겨울>은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주는 어쩌면 사회적인 문제와 너무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것 같아 더욱 소름 끼치게 몰입해 읽었던 단편이기도 했다.

다양한 이야기가 책 읽는 재미를 쏠쏠하게 했던 『선녀를 위한 변론』은 흔한 동화 패러디나 진지한 법정 소설이 아니다. 탄탄한 법적 지식을 바탕으로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법정 미스터리는 긴장을 놓을 수 없게 하면서도 페이지 넘김을 멈출 수 없을 것이다. (진심 책 읽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날을 꼴딱 새웠다.)

임기숙은 손에 든 고지서에 눈길이 꽂혔다. 이 동네에 사는 성범죄자 세 명의 이름, 주소, 성범죄 전과, 사진 등이 나와 있었다. 법원에 의해 성범죄자 고지 명령을 받은 사람들이었다.

사진은 충분히 선명하지는 않았지만 대략적인 인상을 파악할 수 있을 정도는 되었다. 마지막 세 번째에 조금 전 마주친 남자의 얼굴이 있었다. 한 쪽 눈에만 저렇게 진한 쌍꺼풀이 있는 20대 남자가 이 동네에 또 있진 않겠지.

임기숙은 헉, 하는 소리가 나오는 걸 참으며 입술을 깨물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타미가 고개를 꺾어 올려 임기숙의 입가를 쩍쩍 핥았다. _ #누구의편도아닌타미 _138p.

"그거 알아요, 형사님? 아무리 해도 행복해지지 않으면. 정말 별짓을 다 해도 행복해지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글쎄. 어떻게 해야 하는데?"

"내 주변에 있는 사람을 불행하게 만들면 돼요." #알렉산드리아의겨울 _237p.

알렉산드리아라는 세계의 역대 가장 잔혹한 군주의 오른팔, 올가 근위 대장은 굼뜨고 나른한 눈빛으로 이규영을 보았다. 어떤 명령이 떨어지든 맹목적으로 따를 준비가 되어 있는, 어쩌면 그 세계에서 가장 잔인한 사람.

"너는 금방 잊힐 거야."

이규영은 맞은편 벽을 바라보며 슬프게 단언했다.

"앞으로 너보다 더 악한 아이가 나타나겠지." _269~270p.

#인플루엔셜 #100인변론단 #래빗홀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도서추천 #소설추천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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