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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스 고스트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5월
평점 :

#도서협찬 #페퍼스고스트
#이사카고타로
"나는 누군가 쓰고 있는 이야기, 예를 들면 소설 속 등장인물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시안 씨는요?"
"없어." 러시안 블루는 즉각 대답했다. "그딴 생각은 안 해."
"아아, 그런가요." 어쩐지 동정심이 묻어나는 말투였다.
"요컨대 네가 어떻게 될지는 전부 다른 누군가의 뜻이라는 거야?"
"그렇죠. 소설을 쓰는 누군가, 뭐 프로 작가인지 심심풀이로 노트에 끄적이는 중학생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이걸 쓰는 누군가가 있다는 뜻이에요." 아메쇼는 한순간 위쪽에 시선을 주었다. 하늘 위에 그 '필자'가 있다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_114p.
연극 무대나 영상 분야에서 사용하는 기술 중 하나로, 조명과 유리를 사용해 다른 곳에 있는 물체를 관객 앞에 보여주는 수법을 말하는 페퍼스 고스트(Pepper's Ghost)는 다른 곳에 숨겨진 물체가 마치 그곳에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고 한다.
비말 감염으로 타인의 미래를 볼 수 있는 중학교 국어교사 단, 고지모(고양이를 지옥에 보내는 모임) 사냥꾼인 러시안블루와 아메쇼의 두 갈래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의뢰인의 의뢰를 받고 고양이를 괴롭히는 사람들을 찾아 똑같은 방식으로 복수하는 일을 하는 러시안블루와 아메쇼의 이야기를 소설로 쓰고 있는 후토 마리코는 국어교사인 단에게 소설을 보여주며 의견을 물어본다. 그런데... 이미 러시안블루와 아메쇼라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사람들이 있는걸? 그런데 각자의 스토리를 끌고 가는 이들이 어떤 사건을 계기로 사고처럼 맞닥뜨리게 된다. 소설과 현실의 충돌?! 이사카 고타로의 소설이 이야기 속재미난 장치들을 잘 설치하기도 하고 떡밥 회수도 참 맛깔나게 하는 작가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정말 500여 페이지가 줄어드는 게 아까울 정도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페이지를 넘기게 된다. 유약해 보이는 국어교사 단의 독특한 능력과 복수 대행이라는 직업이 무색하게 냉혹하고 잔인할 것 같지만 티키타카가 유쾌하게 느껴질 정도인 러시안블루와 아메쇼 2인조 사냥꾼 이들의 이야기는 어쩌면 이 책과 함께 읽어야 하는 참고 서적인가 싶을 정도로 메인으로 등장하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 '영원회귀'사상에 대해 궁금해지게 될 것이다. 다음 편은 있니?라고 떡밥을 던져주셨으니.... 이야기가 더 나올 거라고 생각해도 될까요? 유쾌하고 흥미롭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들의 이야기는 페이지 넘김을 멈출 수 없을 것이다. (진심 날샘주의)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현실인지 구분이 안 되네요."
"제가 말했잖아요. 우리는 소설 속에 있는 거라니까요." _276p.
"인간의 바쁜 삶을 신들이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 같은 느낌이네요." 내 시선을 알아차렸는지 아메쇼가 그렇게 말하고는, "그렇다기보다" 하고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켰다.
"실제로 있을 거예요."
"누가요?"
"신처럼 우리를 위에서 보고 있는 누군가." _428p.
"다음 편은 있니?" 후토 마리코가 쓴 소설에 관해 이야기를 계속했다. (중략) "호평이라면요." 후토 마리코는 미소를 지었다. _47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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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