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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의 니쿠코짱!
니시 가나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4월
평점 :

#도서협찬 #항구의니쿠코짱!
#니시가나코
"살아 있는 한 폐를 끼친다고 주눅 들면 안 돼." 내 팔에 링거 튜브가 연결되었다. 내가 지금 이걸로 살아 있다고 생각하니까 기분이 묘했다. 삿산이 말하는 '살아 있다'와 내가 지금 '살아 있는' 것이 같다고 생각하니까 이상하게도 정신이 아득해질 것 같았다.
"살아 있는 한 쪽팔리는 결 두려워할 것 읎어. 애답지 않다는 소리는 안 할 기야. 애 답다느니 뭐니는 어른이 만든 환상이니까. 모두 각자 알아서 있으면 되는 기야. 다만 마찬가지로 제대로 된 어른이고 뭐고 읎다. 그러니 니가 아무리 노력해서 좋은'어른이 되려 해도 괴롭고 쪽팔리는 일을 반드시, 틀림없이 겪게 될 기야. 그건 피할 수 읎지. 그러니까. 그때를 위해 비축해 두라. 어릴 때 잔뜩 쪽팔리고 페를 끼치고 혼나고 일일이 상처받으면서 그렇게 또 살아가는 기야." _260p.
엄마인 니쿠코를 따라 여러 지역을 전전하며 살아온 기쿠코, 엄마가 나쁜 남자들만 만나다 보니 번번이 실연당해서였는데, 유서를 남기고 떠난 남자를 쫓아 8살이었던 기쿠코를 데리고 도착한 북쪽 지방의 작은 항구마을에 정착해 살게 된다. 동글동글 작고 뚱뚱하지만 기운 넘치는 엄마 니쿠코, 귀엽고 날씬한 초등학생 기쿠코의 이야기는 기쿠코가 사춘기를 맞이하면서 어른들의 삶과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문득 어른의 삶,에 대해 자주 생각하던 즈음 읽게 된 책이어서 그랬는지 엄마를 조금 부끄럽게 여기는 기쿠코보다 미혼모로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는 니쿠코의 삶이 눈에 들어왔던 글이기도 했다.
그래도 모두 살아간다. 어른의 삶이라고 뭐가 다를까? 하지만 그럼에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지금 나의 삶을 한 번쯤 돌아보게 된다. 부러 용기 내어 살아가야만 어른인 걸까? 조금은 엉망이어도, 남들과 많이 달라도 의연하게 내 페이스대로 살아가는 니쿠코처럼 그렇게 살아가는 것도 삶을 살아가는 용기가 아닐까? 모든 순간의 나를 사랑하며 한번뿐인 삶을 충실하게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니쿠코처럼. 애니메이션 영화의 원작이라고 하니 그 영상이 더욱 궁금해지는 <항구의 니쿠코짱!> 원작 소설을 읽었으니 이제 영화를 봐야겠다. 영화를 보기 전, 원작 소설도 너무나 강력 추천하고 싶은 소설로 청소년기의 자녀들과 함께 읽어도 좋을 소설로 제대로 된 어른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걸까? 길을 잃은 것 같은 어른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
니쿠코는 정말로 바보인가? 하는 생각이, 그럴 때면 든다.
나쁜 남자를 찾아내는 자석이 최근은 쉬는 중인가 보다. 벌써 1년 가까이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다. 게다가 이쪽에 온 후로 남자를 집에 데리고 오는 일이 사라졌다. 곧 사춘기인 나를 뒤늦게나마 배려하는지도 모르겠다.
니쿠코는 점점 살이 불었다. 나는 니쿠코의 몸에서 지방 대신에 '여자' 같은 부분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사실 '여자' 같은 부분이 뭔지는 모른다._21p.
니쿠코는 인간관계를 시작하는 것도 서툴다. 상대가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떻게 대해야 분위기가 이상하게 꼬이지 않는지, 그런 것을 전혀 생각하지 못한다. 첫인사도 제대로 안 하고서 성큼성큼 남의 영역에 발을 들이민다. 나로서는 믿을 수 없는 일이다. 분위기를 읽는다거나 지금 상황을 확인한다거 나, 니쿠코의 머리에는 그런게 없다.
누구 앞에 설 때도 언제나 전력으로 '니쿠코'다. 그러니 성가신 인간 취급을 당하고, 업신여김을 당하고, 속아 넘어간다._4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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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