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모든 날이 괜찮지 않았지만 - 우리는 가까스로 행복을 찾을 것이다
신대훈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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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결국모든날이괜찮지않았지만

#신대훈 #모모북스


나날이 꼭 강풍 같다. 몸도 챙겨야 함과 동시에 마음도 챙겨야 하고, 잠시 쉬어가는 것보다 하루라도 열심히 살아야 했다. 그렇게 배워왔다. 마음처럼 되는 것도, 마음만큼 움직이는 것도 하나 없는 지금 우리가 서있는 곳은 어쩌면 우거진 밀림 중심부가 아닐까. _21p.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아지겠지, 이 마음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은 삶이야'라는 생각이 드는 날이 오겠지...라는 막연한 '괜찮음'을 만들며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아마도 신대훈 작가의 첫 책인 <결국 모든 날이 괜찮지 않았지만>은 혼자 읽으려고 온 마음을 드러내어 꾹꾹 눌러쓴 일기를 읽는 기분이었다. 저자의 이력을 보니 1999년생, 그런데 글에선 나이를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깊고 진중하며 삶을 바라보는 시선에 애정과 마음이 담뿍 느껴지는 글이다. 매일의 기록을 짧게나마 남기고 있지만 누가 보는 것도 아닌 일기마저도 대충, 그것도 며칠씩 몰아 쓰기를 몇 달째 하고 있다 보니 그저 매일을 의미 없이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종종 드는 참이기도 했던 터였다.


어떨 때면 나는

우리가 그냥 빨리 죽었으면 좋겠다

아니면 흥청망청 사랑하며 살거나


책의 뒤표지, 마음 한자락을 들켜버린 것 같은 문장은 미완의 시절, 성인이 되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될 수 있을 것 같았던 넘치는 에너지가 나를 삼켜버릴 것 같았던 그 시절의 마음이 담긴 것 같은 문장이라 읽는 내내 저자의 다음 글이 더욱 기대되는 책이기도 했다. 조용히 마음 한자락 들춰보고 싶은 날, 나도 내 마음 몰라 휘청이는 날, '괜찮다'위로받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날이 있었다. 아무래도 편히 쉬는 법을 잊어버린 듯했다. 이럴 땐 허해지는 마음을 위해 기왕이면 확실하게 쉬어가기로 다짐했는데 그것도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어쩌면 '괜찮아야 한다'고 스스로를 옭아매서 그랬을까. 나는 축 늘어진 빨래처럼 메말라갔다. 시간에게 빌었다.

언제가 되어도 좋으니 괜찮아지게만 해달라고. 부디 너무 아프지 않게, 나도 나를 이겨낼 힘을 나도 모르게 가져다 달라고 빌었다. 시간이 약이니까, 시간만 지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괜찮아져 있을 테니까. 이따금 실실 웃기라도 할 테니까. 그래 그럴 거니까._28p.


관계에서 종종 나의 마음과 타인의 마음'의 경계에 설 때가 나타난다. 많이 들어봐서 싱겁겠지만, 무엇보다 당신의 마음이 먼저다. 당신이 먼저 건강해야 더욱 정성껏 타인을 위해줄 수도 있는 것이다.

나는 그저 당신들이 아프지 않기를 바란다. 언젠가 아프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 그렇게 '우리'가 되기를, 힘없는 한 명의 개

'인으로서 간절히 바랄 뿐이다. 만약 당신이 당신보다 타인의 마음을 먼저 들여다봤다면, 당신의 아름다움을 완전히 잃지는 말아라. 그러나 '거절도 하나의 인품임을 기억해둬라. 지녀야 할 훌륭한 태도 가운데 하나임을 잊지 말아라.

세상에 '어쩔 수 없는 수락'은 없는 것이다._127p.


여전히 나를 사랑하는 일은 어렵다. 나보다는, 타인에게 사랑받는다고 느끼는 것이 훨씬 수월하고 쉬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본연의 나를 지워가면서까지 사랑을 받으려 할 필요는 없다. 스스로 지워버린 나를 '언젠가 나타날 누군가의 사랑이 모 두 메워 줄 것이라고 믿는 것'보다 참혹한 믿음은 없다. 내가 나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을 때,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은 누구도 없을 것이다._149p.


#추천에세이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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