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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있는 그림 - 고통과 환희를 넘나든 예술가 32인의 이야기
이은화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1월
평점 :

#사연있는그림 #이은화
미술 그까짓 것, 몰라도 되지 않느냐고 물을 수도 있을 테다. 무용하기 짝이 없는 미술, 깊이 있게 알 필요가 뭐가 있냐고. 그러면 나는 이렇게 답하곤 한다. 예술을 알아간다는 건, 허기진 영혼의 곳간을 채워나가는 일이라고. 세상을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이해하고 궁극에는 나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이라고 말이다. 작품 속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잘 모르던 작가도 어느새 나의 '최애'작가가 되어 있을 지도 모른다. _프롤로그
이 책에선 미술사 책에 쓰이지 않은 여성 미술가들의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여성 미술가? 그동안 미술에 관련한 에세이나 책을 꽤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딱히 생각나는 이름이 하나도 없다니. (충격이었다.) 배운 적이 없고, 역사에 기록되지 않았기에 모르고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 잰슨의 <서양미술사> 초판에도 여성 미술가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기에, 여성 미술사의 이름은 전혀 없었다고 한다. 성범죄 피해자에서 미술사 최초로 위대한 여성 화가로 거듭난 젠틸레스키, 마네의 뮤즈로 더 유명했던 베르트 모리조, 남성 화가 못지않은 부와 명성을 누렸던 엘리자베트 비제 르브룅, 아버지에게 총을 쏘고 싶었던 니키 드 생팔 등 이 책에 등장하는 여성 미술가들의 이야기가 마중물이 되어 더 많은 여성 미술가들의 이야기가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하고 싶어진다.
우리가 그림을 찾아보고, 그림이면의 작가들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되는 건, 작품 이면에 그들이 살았던 시대와 삶을 알고 보게 되면 그들이 남긴 작품을 더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예술가란 매일 두려움에 맞서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한다. 어떤 고난에도 중단하지 않았던 이들의 그림은 그들이 살았던 작가 이전에 '한 사람' 개인의 이야기를 이해하게 되면서 더 깊이 있게 다가오지 않을까?
분명 시대를 앞선 화가였지만 르브룅의 이름은 역사에서 빠르게 잊혔다. 사실 생전에도 외모와 사교술을 내세워 실력을 인정받았다거나, 심지어 다른 남성 화가가 대신 그려줬을 거라며 비난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뛰어난 여성에게 종종 따라붙는 모함과 폄훼였다. 그럼에도 평생 800점이 넘는 작품을 남긴 르브룅은 비교적 최근에서야 재조명되고 있다. 미모와 재능의 소유자, 모성애와 생활력 강했던 엄마, 국제적으로 활동했던 전문 화가. 21세기였다면 '슈퍼맘' '원더우먼' 소릴 들었을 르브룅은 곰브리치가 기록하지 않은 위대한 화가였다. _38~39p.
예술가가 직접 그리거나 만든 것이 아니라 공장에서 제작된 기성품을 선택해서 '이것도 예술이다'라고 선언할 때 관객들은 과연 그것을 예술로 인정할 수 있을까. 어쩌면 오늘날까지도 모두의 동의를 얻기는 쉽지 않은 문제다. _18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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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