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택배로 왔다 창비시선 482
정호승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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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슬픔이택배로왔다


택배


슬픔이 택배로 왔다

누가 보냈는지 모른다

보낸 사람 이름도 주소도 적혀 있지 않다

서둘러 슬픔의 박스와 포장지를 벗긴다

벗겨도 벗겨도 슬픔은 나오지 않는다

누가 보낸 슬픔의 제품이길래

얼마나 아름다운 슬픔이길래

사랑을 잃고 두 눈이 멀어

겨우 밥이나 먹고사는 나에게 배송돼 왔나

포장된 슬픔은 나를 슬프게 한다

살아갈 날보다 죽어갈 날이 더 많은 나에게

택배로 온 슬픔이여

슬픔의 포장지를 스스로 벗고

일생에 단 한 번이라도 나에게만은

슬픔의 진실된 얼굴을 보여다오

마지막 한 방울 눈물이 남을 때까지

얼어붙은 슬픔을 택배로 보내고

누가 저 눈길 위에서 울고 있는지

그를 찾아 눈길을 걸어가야 한다


올해로 등단 50주년이 되는 정호승 시인의 <슬픔이 택배로 왔다>는 제목부터 마음을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올가을이 가기 전 이 시집 한 권은 꼭 읽어야지 했는데, 출퇴근길 들고 다니며 문장을, 시의 행간을, 단어를... 문장이 주는 위로에 다시 한번 시를 읽어야지 꼭곡 씹어먹지는 못하더라도, 그냥 훑어보다가 어! 하고 마음이 닿는 시 한 편을 만남에 행복해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몇 편의 시를 골라 독서노트에 꾹꾹 눌러 적어두기도 했다. 휘리릭 넘기다 어떤 페이지를 읽어도 좋다고 생각될 것이다. 올가을 좋은 이들과 함께 읽어도 좋을 책으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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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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