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쿠다 사진관
허태연 지음 / 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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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다사진관 #허태연

#놀


도시의 일상을 벗어나 제주 한 달 살기를 하고 다시 도시로 돌아가는 날, 여행의 마지막 시간을 음미하던 중 크고 작은 사고들이 발생하고 핸드폰이 먹통이 되는 바람에 비행기 표, 신용카드를 확인할 길이 없어진다. 당장 먹통 된 핸드폰을 고쳐야 하고 도시로 돌아가도 지낼 곳이 없어 당장의 생활이 막막한 제비....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해안 도로를 걷다가 문어 석상이 놓인 마을 입구에 다다르고, 벼랑 위 이층 건물의 <하쿠다 사진관>을 발견하게 된다. 간판은 사진관인데 1층은 카페 같은 분위기이고 사진을 찍는 중인지 아이의 울음소리와 어수선한 소리가 들리는 2층,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는 아기는 계속 울고 부모는 어쩔 줄 모르고 사진사는 그런 아기를 달래가며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다. 촬영보조로 일했던 제비는 얼결에 이 상황을 프로같이 해결해버리고, 서울로 돌아가는 대신 사진관에서 몇 개월 일하기로 결정한다.


조금은 엉뚱한 듯한 <하쿠다 사진관>의 석영, 철없는 25살인 것 같지만 아픈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제비, 그리고 사진관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짧은 단막극들의 연속 같으면서도 이야기 한편 한편에 따스함이 담겨있어 실제로 존재했으면 싶은 사진관이었다. 대왕물꾸럭마을의 물꾸럭맞이 축제의 주역이 되어버린 제비는 축제에 참여하며 자신의 마음과 삶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들여다보게 되고, <하쿠다 사진관>의 다음 이야기도 있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게 된다. 지친 인생들의 마음 치유소, 올여름 당신의 휴식을 책임질 힐링 드라마! 정말 드라마로 만들어져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 약속이에요. 만날 때마다 고향 사투리 쓰는 거." 정미가 말했다. "사실 우리,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살아요. 1년 중 262일은 누군가의 엄마로, 딸로, 직장인으로 살죠. 나만 빼고 다들 성공해 번듯해요. (···) 1년에 딱 3일 사춘기 소녀로 사는 거예요. 이렇게 만나면 그 시절로 돌아가자 약속했어요. 사투리는 그때 우리 언어였으니까 꼭 쓰자 한 거고요." _87p.


살다 보니 그렇더라. 뭔가를 위해 무슨 일을 하다 보면, 계속하다 보면, 그게 언젠가 너를 구하는 거야._200p.


자기 결핍을 메꾸려는 똑똑이들처럼 무서운 인간도 없어. 이걸 기억해. 네 구멍을 메꾸려고 남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너 자신을 소진해서도 안돼. 내 말은, 무의미하게 소진해서는 안 된다는 거야._266p.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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