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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살인 3 - 익명의 순례자, 완결
카르스텐 두세 지음, 전은경 옮김 / 세계사 / 2022년 4월
평점 :

카미노에서의 첫날 저녁은 영감으로 가득했다. 나는 일단 순례자의 편지를 쓰는 데 시간을 들이고 싶었다.
살인 여덟 번, 이혼 한 번, 직업 변호사에서 범죄 조직 우두머리로의 변화, 닥쳐오는 중년의 위기로부터 졸아들고 남은 것에서 순례를 바라보는 소망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추출물을 걸러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_156p.
아내에게 떠밀려 시작하게 된 명상, 늘 의뢰인의 요구를 먼저 따랐던 비요른은 명상의 가르침을 따르기로 해보는데, 그 명상이 그를 연쇄살인의 길로 이끌게 된다. 명상과 연쇄살인이라는 조합은 『명상살인 1』 놀랍도록 신선한 전개로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게 했다. 『명상살인 2』에선 비요른이 힘겹게 얻어낸 행복을 유지하기 위해 마주한 5살 내면아이와의 대면과 새로이 위협을 가해 오는 위험으로부터 자신과 가정을 지키 위해 다시는 살인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명상을 하면 할수록 그는 살인과 가까워지는 것만 같다. 그런데 묘하게 너무 정당해 보인단 말이지..
사실 2권이 지지부진하게 느껴져서 읽을까 말까 고민하던 『명상살인 3』은 읽지 않았으면 어쩔 뻔!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완벽했다. 심리상담사인 브라이트너 씨 역시 비요른과 동급으로 주목하게 되는 인물인데, 그의 명상이 비요른을 살인으로 이끌었지만 한편으론 비요른이 자신의 인생을 찾아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했던 인물이란 말이지...
비요른의 마흔다섯 번째 생일, 함께 일하는 지인들과 조용히 지내고 혼자 호텔에서 숙박하는 마무리로 완벽한 생일을 보내고 싶었는데... 또다시 살인사건에 연루된다. (무려 삼합회 두목이 죽어버렸다.) 전부인인 카타리나는 온라인에서 만난 인물과 진지하게 교제중인데 이 남자가 자신의 전 의뢰인이라 그의 과거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는 비요른, 그는 자신의 삶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마음의 평화를 위해 브라이트너씨의 권유로 순례길에 오르는 비요른, 그런데 보이지 않은 살인자가 그의 목숨을 노리고 공격해오고 있다. 누구일까? 순례자의 편지에 자신만 알아볼 수 있는 비밀을 적어 넣었는데 그 편지를 찍어 은근히 협박해오는 사람까지 생겼다. 그의 핸드폰을 찾아서 사진을 없애야 해! 중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오른 순례길 그는 살아서 여행을 마칠 수 있을까? 범죄 스릴러와 블랙코미디의 완벽한 조합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았던 <명상살인> 마지막 엔딩이 생각지도 못하게 극적이어서 이후의 에필로그를 기대하게 되는 『명상살인 3』, 첫 시작이 강렬해서 두 번째 권이 살짝 시들했는데, 이 모든 걸 상쇄할 만큼 완벽한 엔딩이었다. 명상과 살인이라니 익숙한 추리소설의 패턴을 뻔하다고 느낀이들에게 지적유희를 느끼게해줄 명상살인 시리즈는 새로운추리의 즐거움을 선사해줄 것이다.
롤란트는 내 오른쪽에서 반걸음 정도 앞서 걸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그의 머리가 폭발하여 분홍빛 구름으로 변했다. _248p.
나는 명상 분야에서 이제 더는 초보자가 아니었다. 총격이 해결책을 고민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을 작정이었다. 그걸 영감으로 간주하고, 삶의 변화를 위해 어떤 기회가 나에게 주어졌는지 명상을 통해 과연 알아낼 수 있을지 볼 예정이었다.
또 총격 덕분에 나는 순례의 목표를 다시 곰곰이 생각하게 됐다. 삶의 변화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삶이 이어진다는 사실에 만족할 것이다. _26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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