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브 (반양장) 창비청소년문학 111
단요 지음 / 창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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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다이브

#단요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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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밑에는 가끔, 열다섯 해가 흐르도록 한 번도 열리지 않은 문들이 있다. 그런 문을 열면 물이 일시에 움직이면서 거센 물길이 생긴다. 거기에 잘못 휘말리면 벽에 부딪혀서 헬멧이 깨지거나 공기탱크에 구멍이 나기도 한다. 하지만 불운을 예감하면서도 열 수밖에 없다. 좋은 물건은 그런 곳에만 있으니까. 선율은 삶에도 가끔 그런 순간이 있다는 걸 알았다. 무언가가 잘못되고 있다는 불안과, 이래야만 한다는 강박이 서로를 옭아매면서 만들어 내는 순간이. (...) "지금이 2057년이고, 내 마지막 기억은 2038년이지. 그 사이에는 십구 년이 있고. 그런데 서울이 이렇게 된 게 십오 년 전이라고 했잖아. 사 년이 텅 비네. 왜일까? 나는 사 년 동안 거기에서 뭘 하고 있었던 걸까?"_46~4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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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걸 알기 전까지는 살아 볼 생각이야. 열흘 만에 알아낼 수도 있고 몇 년이 더 걸릴 수도 있겠지. 그러는 동안 네가 어떤 애인지 지금도다는 더 잘 알게 될 테고. 그러니까, 기억을 찾은 다음에는....

어떻게 할까? _86p.


2057년 홍수로 물에 잠긴 서울, 온 도시가 어쩌면 전 세계가 잠겨버렸을지도 모를 시간을 살아가는 물꾼 소녀 선율과 기계 인간 수호가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가는 이야기 『다이브』. 초고층 건물들이 물에 잠겨 산의 위에서 살며 잠긴 도시에 내려가 필요한 물건들을 건져오는 노고산 물꾼 선율은 남산 물꾼인 우찬과 시비가 붙어 제한된 장소에서 쓸만한 걸 가져오는 사람이 이기는 내기를 하게 된다.


물에 잠긴 서울의 묘사와 섬세한 문장이 책표지의 그림처럼 생생하게 그려질 듯 표현되고, 선율에 의해 건져져 멸망한 세계에 깨어난 수호는 자신이 기억하는 마지막과 서울이 물에 잠긴 시기, 그 사이 4년의 공백이 있음을 알게 되고, 그 시간 동안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알고 싶다. 2057년 물에 잠긴 서울에서 과거를 찾아 떠나는 여정과 과거와 현재를 살아가는 어른을 잃은 아이들의 삶과 대화와 앞으로의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은 멸망한 세상의 끝에서 '시작'을 이야기하고 함께 성장하며 회복해가는 이야기다. 소설 Y 시리즈의 여섯 번째 권 『다이브』, 짧은 소설이지만 책장을 넘기는 순간 흠뻑 빠져들 것이다. 여름방학 청소년 자녀들과 함께 읽어보고 이야기해 봐도 좋을 책으로 추천하고 싶은 소설.


왜 살아야 해? 누구를 위해서 그래야 하는 거야? 난 왜 이런 걸 물어야 하는 거야?_164p.


고통을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 시작을 찾아 헤매곤 한다. 나무 밑동을 자르면 가지도 말라죽듯이, 그것 하나만 쳐내면 다른 아픔은 한순간에 사라질 거라는 믿음 때문이다. 그러니 스물일곱의 경에게 자신은 낙원 한복판에 앉아 투덜거리는 사람처럼 보였을 것이다. 정작 삼 년간의 기억은 수호에게나 부모님에게는 악몽이었는데도.

완전히 다른 세상에 발을 들이더라도 계속되는 고통이 있다. 새로 생겨나거나, 기억 속에서 선명해지거나. 둘은 완전히 나뉘는 대신 서로 얽힌다. _1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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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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