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슨 인 케미스트리 1
보니 가머스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도서협찬 #레슨인케미스트리

#보니가머스 #심연희 옮김 #다산책방


시스템대로 움직이지 마요. 시스템을 뛰어넘어버려요. _5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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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은 변화다"라는 문장을 쓰고서 방청객을 돌아보았다.

"자신에 대한 의심이 들 때마다, 두려움을 느낄 때마다 이것만 기억하십시오. 용기는 변화의 뿌리라는 말을요. 화학적으로 우리는 변화할 수 있게 만들어진 존재입니다. 그러니 내일 아침 일어나면 다짐하십시오. 무엇도 나 자신을 막을 수 없다고. 내가 뭘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 더는 다른 사람의 의견에 따라 규정하지 말자고. 누구도 더는 성별이나 인종, 경제적 수준이나 종교 같은 쓸모없는 범주로 나를 분류하게 두지 말자고. 여러분의 재능을 잠재우지 마십시오, 숙녀분들. 여러분의 미래를 직접 그려보십시오. 오늘 집에 가시면 본인이 무엇을 바꿀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그리고 시작하십시오."_236p.


1960년대 여성 화학자 엘리자베스는 학교에서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화학에 진심이며 진지했지만 동료 연구자들에게 배척의 대상이었다. 재정 지원이나 수상 경력 역시 없었으며 논문 역시 다른 과학자들에게 빼앗겨 자신의 이름으로 남은 결과가 없었다. 여자의 적은 여자, 여자는 집에서 살림을 하며 남편과 아이를 위해 살아야 한다는 통념적인 사회, 엘리자베스는 결혼을 하지 않고 과학과 화학을 연구하며 살아갈 것이라고 연인인 캘빈에게도 선언한다. 캘빈의 죽음과 캘빈이 남기고 간 아이, 연구자로서의 길을 걷고 싶었으나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야 했던 엘리자베스는 우연한 기회에 「6시 저녁 식사」의 진행을 하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요리시간을 진행한다. '매일 저녁 6시 우리는 요리나 화학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이 될 수 있는지를 배우는 시간.'


돌려 말하는 법 없이 직설적이지만 진지한 엘리자베스의 요리시간은 여성에게 불리하고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다들 그렇게 사니까) 뛰어넘지 못하는 여성들에게 한계를 넘어 자신의 인생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고, 바꿀 수 있는 것을 시작할 수 있는 계기와 용기를 만들어준다. 그녀의 연인인 캘빈, 당차고 귀여운 그녀의 딸 매드, 이웃인 헤리엇, 헤이스팅스의 도나티, 프래스크, 방송국의 파인, 그리고 지금껏 보아온 소설 캐릭터 중 매력 최고였던 개 여섯시 삼십분 등 인물 한 명 한 명이 생생하고 재치 있게 이야기는 2권의 책을 순식간에 완독하게 한다. 밑줄긋게 되는 문장들도 많았던 『레슨 인 케미스트리』 개인적으론 2022년 최고의 소설로 꼽아둘 예정이다. 읽을 책이 없다, 재미있는 책 하나만 읽고 싶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 싶은 이들에게 강.력.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레슨 인 케미스트리』 는 예순다섯 살의 소설가 보니 가머스의 첫 소설이며 현재 35개국에 판권이 수출, 애플TV는 이 소설을 브리 라슨 주연의 드라마로 제작하고 있다고 한다. 소설로 읽어도 생생하게 재미있었는데 드라마는 어떻게 만들어질지 기대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엘리자베스가 「6시 저녁 식사」의 진행 마지막에 하는 멘트는, 아마 오늘날 엄마들도 바라는 멘트가 아닐까? "얘들아, 상을 차려라, 너희 어머니는 이제 자기만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녀가 최근에 부모 모두 일도 하고 육아에 참여하는 나라 이야기를 읽었다. 거기가 어디였더라? 스웨덴이던가? 어딘지는 기억나지 않았다. 하자만 결론은 기억이 났다. 그게 매우 잘 작동하더라는 것이다. 생산성도 더 높았고, 가족 간의 유대도 더 강해졌다. 엘리자베스는 그런 사회에서 살아가는 자신을 상상해 보았다. 여자라는 이유로 으레 행정담당 직원이라고 오해받지 않으며, 미팅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할 때 언제나 자신을 깎아내리거나 더 심하게는 그 결과를 가로채려는 남자들에게 당하지 않으려고 마음의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에서 산다는 건 어떨까. 엘리자베스는 고개를 저었다. 성 평등적 관점에서 보자면 1952년은 참으로 실망스러운 시대였다. _35p.

"요리는 화학입니다. 화학은 생명이지요. 모든 것을 바꾸는 여러분의 능력, 바로 자신을 바꾸는 능력도 여기서 시작됩니다."

(···) "위험을 감수하십시오. 실험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 "주방에서 두려움 없이 행동한다는 것은 곧 삶에서 두려움 없이 행동한다는 뜻입니다." _28p.


이제껏 봐온 남자들은 최악이었다. 남자들은 엘리자베스를 멋대로 휘두르고, 만지고, 지배하고, 입 다물리고, 교정하고, 이래라저래라 하고 싶어 했다. 왜 남자들은 자신을 평등한 인간으로, 동료로, 친구로, 동등한 존재로, 하다못해 그냥 길거리에 지나가는 낯선 사람으로도 봐주지 않는 걸까. _46p. 2권


화학은 삶과 불가분의 관계를 이룹니다. 그 말에 따르면 화학은 바로 삶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의 파이처럼 삶에는 튼튼한 토대가 필요합니다. 가정에서는 바로 여러분이 그 토대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하는 일에는 엄청난 책임감이 필요합니다. 이토록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주는데도 세상에서 가장 저평가되고 있지요._81p. 2권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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