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쓸데없는 짓이 어디 있나요
손수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6월
평점 :

#도서협찬 #쓸데없는짓이어디있나요
#손수현 #RHK
에세이는 잘 살아온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살아 있고, 살아남았고, 살아온 사람 누구나 쓸 수 있다. 에세이 혹은 일기를 쓰면서 매일 조금 더 잘 살아갈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우리가 온전하게 우리일 수 있는 동네에서, 안전하게 살면 좋겠다'는 수현의 느리고 다정한 말투와 만남과 이별로 눈물짓는 그의 하루를 자세히 상상해 본다. _이랑 추천사
한 해, 한 달, 한 주, 하루의 계획을 대충이나마 세우게 된다. 하지만 매일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 자잘한 계획들은 대부분은 지켜지지 않고 무의미하고 쓸모없는 일들로 채워지기 마련이다. 매일 뭔가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의미 있는 결과물이 보이질 않으니 '난 뭘 하며 사는 걸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티스트 이랑의 추천사처럼 에세이는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쓸 수 있는 이야기이며, 글을 쓰며 매일 조금 더 잘 살아갈 수 있다고 했다. 매일 무언가 짧은 문장이라도 기록하며 흔적을 남기고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쓸데없는 짓이 어디 있나요』>는 배우 손수현의 일상을, 영화, 음악, 반려동물들의 이야기와 친구들과의 일상 자신의 생각 등등을 천천히 씩씩하고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아무 말이나 하고 싶은 날, 때론 아무 말 없이 동네 편의점에서 캔커피 한 잔 마시며 멍하니 앉아있다 각자의 집으로 향해도 좋을 그런 동네 언니 같은 느낌의 글이랄까? 한 권의 책을 읽었는데, 그런 동네 언니를 만난듯한 기분이 드는 글이다.
'쓸데없는 짓은 없다'라는 믿음이 마냥 막연하지 않은 이유는 함께 걷기 때문이에요. _손수현
보통 여자와 남자의 관계는 애정으로 표현된다. 그러니 흔히들 말한다. 여자와 남자는 친구가 될 수 없어. 웃기고들 있다. 이로써 우리는 얼마나 이성애 중심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이는 상대를 인격체가 아닌 성적인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사실상 인정하는 문장이고, 더 나아가 성별을 이분법적으로만 구성하는 데에 일조하며 특정 공간에서 혹은 일상에서 소수자를 배척, 혐오하는 데에 종종 치사한 방식으로 쓰이고 있다. "네가 여자(남자) 좋아하는 건 인정하는데 나만 안 좋아하면 돼." 음? 레즈비언(게이)도 여자(남자)인 친구 많아요. _163p.
언어가 만들어진다는 것은 배제하지 않겠다는 의미와도 같다. 혈연과 이성애에 기반한 얄팍한 가족의 범주를 무한대로 넓히는 일은 너와 내가 제도 안에서 충분한 보장을 받으며 새로운 미래를 안전하게 그릴 수 있는 일, 내가 태어나 처음으로 선택한 사람들 틈에서 더는 외롭지 않을 권리를 얻을 수 있는 일. 응급실에 실려간 친구 혹은 동거인의 보호자 칸에 내 이름을 적을 수 있는 일이다. _166p.
귀찮아도 일어나서 노트북에 앉았다. 힘들던 순간을 어찌어찌 견뎌 내고 다시 또 살고 있다. 하지만 또 오겠지. 지금은 안 귀찮아도 내일 되면 또 귀찮을 것이 분명하고, 오늘 즐거워도 내일 힘들 수 있다는 걸 안다. _176p.
#손수현에세이 #에세이 #에세이추천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알에이치코리아 #책 #book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