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의 부엌
김지혜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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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리 북스 키친'이라는 이름을 정하는 데도 2주가 넘게 걸렸다. 책으로 가득한 공간에 맞는 이름을 고민하던 중, 책마다 감도는 문장의 맛이 있고 그 맛 또한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게 느껴진다는 것이 생각났다. 각각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추천해 주듯 책을 추천해 주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힐링이 되듯 책을 읽으며 마음을 쉬어가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북스 키친'이라고 이름 붙이게 되었다. 맛있는 책 냄새가 폴폴 풍겨서 사람들이 모이고, 숨겨뒀던 마음을 꺼내서 보여주고 위로하고 격려 받는 공간이 되길 바랐다. _12~13p.


서울 토박이 유진이 우연히 소양리에 북 카페를 겸한 북 스테이 '소양리 북스 키친'을 열게 되고 네 번의 계절이 지나는 동안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손님들이 찾아와 책을 읽고 시간을 보내며 페이지를 넘기듯 이어가는 이야기다. 유진과 시우, 형준이 꾸려가는 북스테이의 이야기는 유명 연예인 다인이 할머니와의 추억을 생각하며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어지는 스텝 시우의 친구들 나윤, 세린, 찬욱의 이야기. 인생의 탄탄대로를 걷던 소희 앞에 드리운 그림자, 어머니를 잃고 슬픔과 삶의 무게에 휘청이던 수혁이 우연히 발걸음 하게 되고, 유진은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선배와 제대로 마주하고 이야기하게 된다.


맑은 공기, 편안한 휴식, 그리고 맛있는 책 한 권.. "와~드라마로 만들어져도 좋지 않을까?" 책을 덮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이었다. 등장인물들의 스토리 외에도 소양리 주변의 풍경묘사와 음식, 숨겨두었던 마음을 이야기하며 지금 순간 필요한 '이 책'을 이야기하며 꼬리물기처럼 영화나 음악까지 이어가는 글은 도심이 아닌 한적한 곳으로 떠나고 싶게 한다. '삶이 잠시 휘청일 때 마음을 쉬어가는 곳' 꼭 한 번은 만나보고 싶고,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책들의 부엌> 책장을 덮고 여운이 길게 남아 저자의 이력을 찾아보니 무려 첫 책! 김지혜 작가의 '소양리 북스 키친' 두 번째 이야기도 기다려보고 싶어지는 책이다.


나윤은 자전거 페달을 좀 더 세게 밟았다. 마음이 계속 어떤 순간에 남아 서성이고 있었다. 아련한 순간은 어떤 의미의 서랍에 들어갈지 결정하지 못한 채 그대로 멈춰 있었다. 나윤은 머릿속에 뭔가가 떠오를 것 같다가 이내 안개처럼 사그라드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_81~82p.


우울하거나 화가 나면 정신없이 빠져 읽을 수 있는 책을 집어 들었어요. 탐정 추리 소설이나 판타지 이야기 같은 거로요. 소설 속 세계에 빠진 순간만큼은 진통제를 삼킨 것처럼 현실의 고통을 잊을 수 있어요. 그것뿐만이 아니에요. 책의 세계에 빠져 있다 보면 등장인물이 문득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거든요. '인생에 참 어이없는 일이 많이 생기지? 진짜 이 정도 일 줄 몰랐지?' 하고요. _19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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