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하면 달콤한 인생입니다 - 아픈 나와 마주보며 왼손으로 쓴 일기
고영주 지음 / 보다북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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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이만하면달콤한인생입니다


왼손으로 쓰고, 왼손으로 일하고, 왼손으로 생각한다는 것. 그것은 기술자로 더 살아가기 위한 순응이었고,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과 불편한 육체에게 점령당하고 싶지 않다는 저항이기도 했다. _프롤로그


인생의 대부분을 오른손잡이로 살아왔고,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으로 해봐야겠다는 생각도 시도도 해보지 않았다. 쇼콜라티에이자 카카오봄 대표이기도 한 저자는 오른손이 고장 나 왼손으로 쓴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처음 어색하고 삐뚤빼뚤한 왼손 글씨는 페이지를 넘길수록 안정적인 필체로 변해가고 '이 그림도 왼손으로 그렸을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정교하고 아름다운 그림들도 중간중간 볼 수 있다. 오랜 시간 한 길만 걸어온 사람, 직업이나 삶의 이야기는 왼손으로 쓰여 조금은 천천히 정성 들여 읽어야 했기에 이 일기를 써왔을 저자의 생각도 더 깊이 있게 다가오는 시간이었다. 생각처럼 빨리 써지지 않은 왼손 글씨 덕분에, 생각하고 또 생각하며 천천히 일기를 써 내려갔을 시간들...


삐뚤빼뚤한 왼손 글씨가 시간을 거듭할수록 고른 줄 간격을 가지고 단정한 필체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응원을 하게 된다. 어쩌면 생의 중간 즈음을 살아가고 있는 오늘, 해가 갈수록 많이 흔들리고 있었는데 지금의 나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책이기도 했다. 투덜거림과 불평은 내려놓고 지금의 삶에서 만족할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찾아보기로 한다. 꼭 그래야지! 저자의 왼손 일기가 계속되기를, 그래서 두 번째 책도 읽어볼 수 있기를 응원한다.


마음이 그림자처럼 땅에 질질 끌리는데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람. _41p.


꽃길만을 바라지 말자.

험한 길을 어느 정도 걸으면 곧 숲길에서 쉬어갈 수 있으니..._79p.


익숙한 거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다.

오른손으로는 사실 이렇게 긴 손글씨를 쓰거나 끝까지 또박또박 써본 적이 없다.

능숙해서 정성을 다하는 것을 잊었다. 처음 글씨 쓰는 걸 배울 때처럼 잘 쓰려고 정성을 다히지 않으니 흘려쓰고 난 글씨 못쓰네 그림 못 그리네 실망만 했다. 잘하는 거 하나도 모르고 못하는 것만 느꼈다.

실제로 글씨도 그림도 써본 적 없던 왼손이 하는 걸 보고 오른손 잘하던 것도 꽤 많고 글씨 못쓰던 것도 이유를 알게 됐다.

_133p.


"우리 돈 많이 벌어서 나중에 맨날 손잡고 놀러 다니자 했더니

어느새 늙어서 매일 손잡고 병원이나 다니고 있네.

손두 뭐 좋아서 잡나 넘어질까 봐 잡지." 21.11.13 엄마 말씀 _208p.


왼손 글씨로는 복잡한 생각을 다 쓰기가 힘들다. 그래서 덜어내고 건너뛰며 쓰게 되는데, 다 쓰고 읽어 보면 굳이 쓰지 않아도, 혹은 버려도 상관없는 생각들이 참 많구나 싶다. _279p.


#고영주 #카카오봄 #보다북스 #에세이 #에세이추천 #쇼콜라티에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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