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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들 - 손석희의 저널리즘 에세이
손석희 지음 / 창비 / 2021년 11월
평점 :

#도서협찬 #장면들 #손석희의저널리즘에세이
우리는 '완전'하진 못했어도 그것을 최선을 다해 추구하려 했던 것은 틀림없다. (···) 나는 떠났지만 후배들은 그 열정으로 우리가 다다랐던 곳이 그 길의 끝이 아님을 보여주리라 믿는다. 그러기 위해서 방식은 달라도 가는 길의 방향은 같기를 소망한다. 그렇기만 하다면 방식이 바뀌는 것이야 무럴나 있는 내가 어찌할 수도 없는 것이다. 내가 진행한 뉴스의 처음과 마지막을 함께했던 밥 딜런의 노랫말처럼 "시대는 변하는 것이니...." _390p.
한국 사회를 뒤흔든 사건들, 그리고 그 중심에 있었던 대한민국 대표 언론인 손석희가 직접 하고 싶었던 말들은 그의 음성지원이 되는 것처럼 강렬하고도 부드러운 저널리즘 에세이다. <100분 토론> <손석희의 시선집중> <뉴스룸>등 뉴스·시사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오랜 시간 가장 신뢰받는 언론인으로 JTBC 보도 부분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2013년 이후 <뉴스룸>을 중심으로 세월호 참사, 국정 농단, 미투 등 우리 사회를 뒤흔든 사건의 핵심을 보도하며 크게 주목을 받기도 했다. 변화의 시간을 기록하며 손석희만이 남길 수 있었던 기록은 그간 우리가 걸어온 길이 어떤 과정이었는지 되짚어보며 성찰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묵직한 이야기 외에도 개인적인 에피소드는, 그가 많은 관심을 받으며 JTBC로 옮긴 과정에 대한 뒷 이야기등 에세이다운 재미도 충분한 글이다. 순회특파원으로 그의 다음행보가 기대되는 책이다.
* 한국 사회를 뒤흔든 사건들의 중심에서 그가 하고 싶었던 말들
공분(公憤)이란 것에는 감정뿐 아니라 논리도 들어가 있다고 믿는다. 사람들이 명분 없는 감정만 가지고 공분을 느끼진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나면 그 공분의 감정이 사그라들 때가 오는 것이다. 세상에는 그 어젠다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감정이란 것은 사람을 지치게 만들기도 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어쩔 수 없이 감정이라는 부분이 걷어내지고 논리만 남아 있을 때, 그때가 사실은 매우 애매한 지점이 되는 것이다. 이 어젠다를 계속 끌고 갈 것인가, 그러기엔 사람들이 너무 지쳐 있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시청자들이 우리 뉴스를 떠난다면 그 어젠다를 이어간다는 것이 무슨 의미와 효력이 있는 것이까. 그때는 결정해야 했다. _70~71p.
'저널리즘을 위해 운동을 할 수는 있어도, 운동을 위해 저널리즘을 하진 않는다'라는 내 나름의 오랜 주장은 집회 기간 동안 내가 진행했던 「뉴스룸」의 앵커 멘트와 리포트, 각 코너에서도 늘 시험대에 올랐다. _119p.
JTBC의 정체성은 다시 말하지만 '합리적 진보'다. 『중앙일보』의 그것은 '열린 보수'다. 그 두 가지의 정체성이 공유하는 것은 '이성과 합리'일 것이다. 그러면 양쪽의 교집합이 없을 리 없다. 실제로 『중앙일보』는 이른바 '조중동 프레임'을 벗어나고 싶어 하며, 『한겨레』와 사설을 공유했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합리적 진보'든 '열린 보수'든 모두가 진정성을 잃지 않으면 된다고 믿는다. 그렇기만 하다면 '한 지붕 두 가족'이라 해서 사는 게 불편할 것도 없다. _270p.
언론은 담장 위를 걷는 존재들일지도 모른다. 진실과 거짓, 공정과 불공정, 견제와 옹호, 품위와 저열(低劣) 사이의 담장. 한 발만 잘못 디디면 자기부정의 길로 갈 수도 있다는 경고는 언제나 유효하다. _289p.
#어젠다 agenda ; 모여서 서로 의논하거나 연구할 사항이나 주제
#창비 #손석희 #에세이 #저널리즘에세이 #에세이추천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창비부터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