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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애하는 문장들 - 지극히 사소한 밑줄로부터
이유미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21년 11월
평점 :

#도서협찬 #편애하는문장들
작가들은 어떤 책을 읽고, 어떤 밑줄에 공감을 할까? 작가가 편애한 문장, 애정 하는 작가의 밑줄이라면 더욱 궁금해질 수밖에.... 최근 몇 달, 꾸역꾸역 책을 읽고는 있지만 그냥 흘려보내는 기분이랄까? 연말 들어 일이 조금 많아지기도 했지만 이사를 앞두고 터지는 크고 작은 문제들 때문에 오롯하게 집중할 수 없다는 핑계도 한몫하던 차였다. 최근 꽤 흥미로운 소설을 읽으며 기분전환을 하고, 바로 이어 읽게 된 에세이가 이유미 작가의 신간 <편애하는 문장들> 이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작가의 피드를 읽으며 어떤 책을 읽는지, 어떤 문장에 밑줄을 긋는지, 어떤 책을 애정 하시는지.. 소심쟁이인 나는 연필로 정말 살살 밑줄을 긋는 반면 진한 작가님의 밑줄, 형광펜까지 덧칠해진 책들을 볼 때면 아끼느라 살살 다뤘던 내 책들에게 '미안?' 한 마음마저 든다.
저자가 편애하는 문장과 이어지는 짧은 에세이들은 글쓰기라면 고개를 흔들던 나조차도 흥미를 갖게 된다. 나 역시 밑줄 그었던 문장을 만나기도 했고, 관심 있던 도서의 밑줄을 읽으며 다시금 그 책에 대해 떠올려보기도 했다. 책을 읽다가 공감이 가는 문장을 발견하고, 나만의 에피소드를 바로 메모해 두었다가 쓰인 글을 모아 엮은 책. 작가의 문장들을 읽으며 새삼 책 읽기가 새로운 마음으로 애틋해진 기분이랄까? 최근 이 사 준비를 하면서 그새 다시 늘어난 책들과 읽겠다고 열심히 쌓아두고 몇 년째 책장에서 묵고 있는 책들을 보며 죄책감(?)을 갖기도 했는데... 쌓다 보면 읽는 거 아니겠는가? "이것은 유미의 문장들!" 이라고 쓰인 책의 뒤표지 문장을 보며, 새로운 독서노트 한 권을 만들고 싶어졌다. 편애하고 친애하는 문장들을 잔뜩 담은 나만의 노트를...
흔히 방을 나눌 때 '아빠 서재'는 당연시하면서 왜 '엄마 서재'는 챙기지 않는 걸까. 전업 작가인 엄마들에겐 마음껏 읽고 쓸 수 있는 넉넉한 책상이 존재할까. _27p.
일 잘하는 사람들은 자기보다 더 잘하는 사람에게 일을 넘길 줄 안다. 즉 내가 최고라 하기 전에 최고를 알아보고 추천해 준다. 자신이 해내야 완벽할 거라는 집착을 벗어나 더 알맞은 상대를 찾아주는 것 또한 능력이다. 그렇게 딱 맞는 연결에서 진정한 프로의 모습이 엿보인다. _90p.
프로다움이란 있는 그대로를 말할 때도 그 실력이 발휘되겠지만 때로는 상대의 기분까지 고려해서 말을 삼킬 줄도 알아야 하는 거 아닐까. (···) 때로는 걱정한다는 이유로 모든 위로의 말을 꺼낼 필요가 없다. 상처를 상기시켜주기보다 조심스레 덮어주는 것도 위로의 제스처가 될 수 있다. _147p.
《결혼 고발》을 읽으며 '착한 남자, 안전한 결혼, 나쁜 가부장제'에 대해 두루두루 많은 생각을 했다. 많은 생각을 했다라고 썼지만 그저 밑줄이나 좍좍 그으면서 누가 내 속을 훤히 들여다보는 듯한 개운함을 만끽했다. _153p.
#이유미 #유미의문장들 #큐리어스 #에세이 #추천에세이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