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프리퀀시 트리플 9
신종원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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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고스트프리퀀시


가까운 미래에 어느 배짱 있는 사람은 태몽을 꾸게 될까? 그가 꿈에서 훔치게 될 보물은 무엇일까? 그전에, 그의 사주 명리학적 형상은 보물을 훔치기에 적합한 도구를 가지고 있을까? 그래야만 할 것이다. 이렇게 어느 노인이 자기 손으로 제 보물을 알맞은 자리에 돌려놓기 때문에. 그가 만물의 주인들로부터 빼앗아 와야 하는 생명은 다가갈 수 없고, 만질 수 없이 뜨거운 태양의 모습으로 하늘에 매달려 있을 것이기에.

다만 우리가 생명뿐 아니라 죽음마저도 훔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지금 내 옆에서 시들어가고 있는 신경다발들을 두 손으로 붙잡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_043~044p. #마그눔오푸스


한국 단편소설의 현장을 마주하는 가장 빠른 <트리플> 시리즈의 9번째 작가는 신종원이다.

한 작가의 단편 3편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트리플> 책표지와 제목을 보고 쉽지 않은 책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동안 읽어왔던 <트리플>시리즈 중 가장 취향이 아니었던 소설이라 읽는데 조금 어렵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소설이기도 했다.

「마그눔오푸스」의 태몽과 관련한 탄생과 죽음, 삶과 나이 들어감의 이야기가 약간은 신화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아나톨리아의 눈」 보드게임인가? 싶지만 이어지는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천일야화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고스트 프리퀀시」 개인적으론 세 편의 단편 중 가장 어렵고 책장을 넘기기 힘들었던 단편이 아니었나 싶다. 특유의 음산한 분위기와 느낌, 배경음으로 기계음이나 조금은 주술적인 느낌의 음악이 깔리고 비가 오기 직전의 음울한 분위기나 느낌? 이 강렬하게 남은 소설이기도 했다. 세 편의 단편을 다 읽고, 꽤 길게 수록된 이소 문학평론가의 해설을 읽으며 이 글들을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지만, 마니악 한 면이 있는 건 분명한 소설인듯하다.


아기는 새근새근 코로 숨을 쉬고 있다. 양계진 씨는 조그맣게 말아 쥔 손바닥 안에 손가락을 넣어본다. 그러자 아기가 있는 힘껏 그것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이 작은 손에 숨겨진 악력. 믿을 수 없을 만큼 부드럽고 뜨거운 손아귀 안에서, 모든 저주와 불화, 경악스러운 두려움, 배신과 폭력, 유해한 악취와 더러운 이미지들, 훼손된 우정들과 눈먼 자긍심, 경쟁과 끝나지 않는 불운, 귀가 먹먹한 소음, 질병과 죽음 같은 것들이 모두 - 삽시간에 우그러뜨려진다. _017p. #마그눔오푸스


#신종원 #소설 #트리플 #자음과모음 #자모단3기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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