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요 네스뵈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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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가르 농장,작은집, 헛간 하나, 외곽의 벌판 몇 군데. 저게 도대체 뭐람. 네 글 자로 된 이름, 식구 중 두 명이 살아남은 집안의 성 姓. 다른 걸 모두 떼어냈을 때,가족이란 무엇인가? 가족이 반드시 필요했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 이런 이야기를 나눴다. (···) 사람은 신선한 공기와 사랑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고들 한다. 하지만 그 두 가지가 없어도 절대 살아갈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사는 것. 나는 그것을 느꼈다. 우리 바로 앞의 트렁크에 죽음이 누워 있기 때문인지 그 느낌을 더욱더 강렬했다. 나는 살고 싶다는 것. 그래서 우리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 모든 것이 내게 달렸다는 것. 그 일을 지금 해야 한다는 것. _733~73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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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랑 비슷해, 로위. 네 엄마나 칼 같은 사람들보다 강인하지. 그러니 우리가 그 둘을 보살펴야 한다. 항상. 알았지?"

"네."

"우린 가족이다. 우리가 믿을 건 가족 뿐이야. 친구, 애인, 이웃, 이 지방사람들, 국가, 그건 모두 환상이야. 정말로 중요한 때가 오면 양초 한 자루 값어치도 안 된다. 그때는 그들을 상대로 우리가 뭉쳐야 해, 로위. 다른 모든 사람 앞에서 가족이 뭉쳐야 한다고. 알았지?" _12~13p.


<맥베스>에 이어 두 번째로 읽게된 요네스 뵈의 작품, 시리즈가 아닌 스탠드 언론으로 출간된 <킹덤>은 시리즈를 시작하기 부담스러운 독자들에게 그의 작품세계를 경험해 볼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로위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740여페이지의 꽤 묵직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사랑했지만 증오하기도 했던 가족을 지키기위해 버릴수밖에 없었던 가족을 위해 살인자가 되었고, 시간이 흘러 운명의 수레바퀴처럼 다시 살인을 저지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자 '가족'을 위해 다시 살인자가 되는 선택을 마다하지 않는다.


'가족이란 무엇일까?' 가족을 지키기 위한 살인은 정당화 될 수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선택을 그리고 마지막을 지켜보며 이제 행복해져도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요네스 뵈 시리즈의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라도 <킹덤>이라는 작품을 읽어보길 권하고 또 권하고 싶다. 미친 가독성, 한 번에 읽어내기엔 부담스러운 분량이지만 오프가르 형제의 이야기에, 마을의 풍경과 예이테스빙엔 , 후켄의 이미지가 한동안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금 읽어지고 싶을 것이다.


세상의 종말이 왔다가 지나가고, 우리는 살아남았다. _187p.


나는 칼이 그렇게 정제된생각을 갖고 있는지 미처 알지 못했다. 하기야 세상일이 원래 그런법이다. 누군가를 내 손바닥처럼 잘 아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그 사람에게서 짐작도 못 하던 일면을 보게 되지 않는가. 사실 우리는 주머니 속의 어둠을 손으로 더듬기만 하는 꼴이다. 그것이 자신의 주머니라 해도 마찬가지다. _420p.


엄청난 속도다. 심연을 향해 돌진하는 짐승. 금속, 크롬, 가죽, 플라스틱, 유리, 고무로 이루어진 검은 덩치. 냄새와 맛, 영원히 남을 줄 알았던 기억, 절대 잃어버리지 않을 줄 알았던 사랑하는 사람들, 이 모든 것이 멀어져간다. 그것을 움직이게 만든 사람이 나였다. 이 이야기 속에서 연달아 이어지는 사건들에 가정 먼저 시동을 건 사람. 하지만 어느 시점에, 정확히 언제 어디인지를 콕 집어서 말하기는 엄청나게 힘들지만, 이야기가 스스로 결정을 내리기 시작한다. 중력이 추진력이다. 짐승은 점점 속도를 높이면서 자율적으로 움직인다. 이제는 내가 마음을 바꾼다 해도 결과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 엄청난 속도다. _462p.


"형이랑 나, 우리 둘뿐이야." 이건 칼이 옛날에 하던 말이었다.

"우리가 사랑한다고 생각하는 다른 사람들, 우리를 사랑하는 것 같은 사람들, 그 사람들은 전부 사막의 신기루야. 하지만 형이랑 나는 하나야. 우리는 형제니까. 사막의 두 형제. 한 명이 사라지면 다른 하나도 사라져."

그래. 죽음은 우리를 갈라놓지 않는다. 우리를 하나로 만든다.

짐승의 속도가 더 빨라졌다. 우리 모두가, 살인할 수 있는 심장을 지닌 우리 모두가 가게 될 그 지옥을 향해 가는 길이었다. _686p.


*로위가 멈추지 않았다면 아버지의 비뚤어진 사랑은 계속 되었을까?

*칼은 아버지를, 로위는 어머니를 닮았던게 아닐까?

*칼은 로위의 비밀을 정말 몰랐을까?

*섀넌이 로위를 멈춰줄 수 있진 않았을까?

칼의 죽음으로 남은 둘은 가족을 이루고 행복해질 수 있었을까?

*시그문 올센의 죽음을 파헤치는 그의 아들은 결국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까?

*형제를 지키기 위해 시작된 살인은 정당화 될 수 있을 것인가? (딜레마...)

*후켄의 절벽아래 쌓인 죽음들위에, 더 이상의 이야기는 없는 것일까?

*남은 두 형제의 이야기가...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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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럽피오나 월별 도서목록 @hyejin8900

𖤐10월 킹덤 👍

𖤐9월 소송

𖤐8월 여자에게 어울리지 않는 직업 👍

𖤐7월 맥베스 👍

𖤐6월 그녀의 몸과 타인들의 파티

𖤐5월 허쉬 👍

𖤐4월 불만의 집

𖤐3월 오래전 멀리 사라져 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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