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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 - 시인이 보고 기록한 일상의 단편들
최갑수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9월
평점 :

#도서협찬 #오래전부터이렇게말하고싶었어
내 앞에 펼쳐진 낯선 시간들.
시간은 내 심장박동의 빠르기로
흐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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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새로운 공간과 장소를 만나는 일이지만 새로운 시간과 조우하는 일이기도 하다. 공간의 새로움이 아닌 시간의 새로움을 느끼는 일. 길 위에서 우리는 우리의 과거를 돌이켜 보고 현재를 성찰하고 미래를 가늠한다.
그래서 여행은 당신을
여행을 떠나기 전의 당신과
조금은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다. _28p.
2021년 가을 최갑수 작가의 책으로 시작하게 되었다. <오래전부터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는 2012년 출간되었던 <사랑을 알 때까지 걸어가라>의 새로운 제목과 표지로 개정한 에세이다. 시인이자 여행가인 저자가 14년 동안 120개의 낯선 도시를 떠돌며 마주한 사람과 도시, 풍경들이 글과 사진으로 담긴 에세이. 2013년 <사랑을 알 때까지 걸어가라>를 읽고 최갑수 작가 칸에 꽂아둔 책이기도 해서, 반가운 마음에 꺼내들고 함께 사진도 찍어보고 편집이나 구성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짝 비교해보기도 했다.
개인적으론 2012년 출간되었던 책의 편집 형식이 더 마음이 갔.,..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 거칠하고 투박한 느낌의 책이 세월이 흘러 조금은 세련된 느낌으로 새 옷을 입은 느낌의 책은 다시 읽어도 글이 좋구나, 사진은 더더욱 좋구나 마음으로 기뻐하며 책장을 넘기게 된다. 여행작가에 대한 막연한 동경 같은 게 있지만, 막상 그들처럼 여행하라면 할 수 있을까? 가끔 일상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 내가 속한 공간이 아닌 낯선 장소에서의 시간을 즐기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긴 시간을 과거의 그 시간들을 떠올리며 살아가게 되는... 그러한 반복을, 시간을 그리워하는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 두기가 길어지고 비대면에 익숙해지는 세대,
앞으로의 여행은 여행 에세이는 어떻게 달라질까?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우리를
돋보이게 만드는 건 어쩌면
약간의 침묵과
더 약간의 냉담인지도 모른다. _142p.
세계의 신비롭고 달콤한 거짓말을 듣는 일.
그것을 사실처럼 믿어버리는 일.
나처럼 무력하고 불완전하고 초라한 사람도
때로는 산다는 게 근사하다고 생각하게 만들어 주는 일.
여행은 혹은
사랑은. _149p.
나는 왜 또 떠나왔나.
나는 왜 불편과 불안을 자처하는가. 어쩌면 여행은
좀 더 살아 있고, 사랑한다는 증거. 나는 세상과 불화하고 세상은
나를 불편해할지도 모르지만 여행... 그건,
내가 세상 속에 좀 더 살아 있으려 세상을 좀 더 사랑하려 한다는
애절한 확인. 그러니까, 나는 여행을 하며
천천히 늙어갈 것이고, 여행, 그러니까 그건,
내가 세상을 견디는 나만의 방식인지도 몰라. 아니...
내가 세상을 '지나가는 혹은 스쳐 가는'나만의 방식인지도 몰라.
아니... '세상이 아닌 당신'을 견디는
그래 당신을 견디는... _17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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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