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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괜찮으면 돼, 내 인생 - 애써 바꾸지 않아도 그냥 나로 살아도
이진이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9월
평점 :

언제까지나 나는 괜찮은 사람임을
다른 이에게 증명하면서 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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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 대로."_이동진 영화평론가
어차피 고민에 고민을 해봐도
정답이 없는 세상이다.
노력으로 안 되는 부분도 있는 거니까.
나는 그저 오늘 하루만
성실하게
열심히 살기로 했다.
『하루 일기 1,2 』, 『어른인 척』, 『미안하지만, 오늘은 내 인생이 먼저예요』를 쓰고 그린 이진이 작가의 신간 『나만 괜찮으면 돼, 내 인생』의 출간 소식, 예스24 온라인 서점에 사인본 한정도서를 구입, 도착하자마자 읽기 시작했다. 쳇바퀴같이 굴러가는 매일이 똑같은 일상, 틀에 박힌 일상이 하루도 다르지 않게 반복되고 이렇게 살면서 세월만 보내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마음을 다독이기 위해 매일 책장을 넘기고 또 넘기게 된다. 그중에서도 에세이는 가장 애정 하는 장르이기도 한데, 때론 표현되지 못한 마음을 펼쳐 보여주는 듯한 문장들을 읽으며 호흡을 가다듬게 되기도 한다. 이진이 작가의 에세이는 내게 응급처치 같은 글이기도 하다. 자영업을 시작하고 몸의 고단함보다 마음의 휘청임을 주체할 수 없었던 시기 『어른인 척』은 그럼에도 괜찮다고 다독여주었다면, 서울을 떠나 많은 환경이 바뀌어 둥실 떠있는 생활을 하던 시기엔 『미안하지만, 오늘은 내 인생이 먼저예요』를 읽으며 현실을, 있는 그대로 살아가도 괜찮음을 위안을 받았던 책이었다.
언제까지 내가 괜찮은 사람임을
다른 이에게 증명하면서 살아야 하지?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레이스처럼 시작되는 보이는 것들의 경쟁, 사회적인 잣대, 시간이 흘러 자연스레 정리되는 관계들과 붙잡아야 하는지 놓아야 하는지의 경계등 아등바등 한마음을 불안불안하게 움켜쥐고 살아간다. '조금만 참으면' '나만 내려놓으면' 모두 편하고 난 괜찮은 사람으로 남을 수 있을 테니까... 오랜 시간 살아왔던 곳을 떠나 조금 멀리 떨어져 보니 자연스레 혼자만의 시간이 많아지니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한 번뿐인 인생인데, 왜 내 삶을 가꾸기보다 누군가에게 보이는 삶을 다듬으며 살아가려 노력했던 거지? 20년 가까이 그림일기를 쓰며 그 일기들을 모아 책으로 엮어내는 저자의 글은, 비슷한 시기를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어 읽으며 공감하는 부분이 더 많았던 걸지도 모르겠다. 어른이 되면 내면도 저절로 성장할 거라 생각했는데, 아직도 어른이 되기엔 나의 내면은 성숙하지 않았고, 그런 나라도 처음 살아보는 오늘이기에 그리고 또 다가올 내일은 조금 더 나아질 거라 생각하기에 그녀의 처방전으로 위로를 삼아본다. 따스해보이는 저자의 그림이, 가끔은 어른을 위한 조금 긴 동화책을 읽는 느낌도 드는 책. 이 책 또한 마음이 허하고 외로운 날 가끔 꺼내보고 싶은 책이 될 것 같다. '나는 그저 오늘 하루만 성실하게 열심히 살기로 했다.'
그냥 조금 힘들어하고 다시 털고 일어나면 되는데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는 그 과정이 너무 싫었던 거야.
다시 일어날 건강한 배짱이 없어서 조심만 하면서 살고 있던 거야.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는 그 과정이
나는 귀찮은 걸까...
아님 무서운 걸까...
언제부터였을까...
넘어지는 게 귀찮고 무섭고 싫어서
전속력으로 달리지 않게 된 건. _36p.
"엄마, 아이를 낳기 위해 존재하는 게 여자가 아니야.
아이를 낳고 안 낳고 상관없이 여자는 여자고 남자는 남자야.
우리를 낳아서 엄마의 존재 가치가 증명된 게 아니라
우리가 없어도, 안 낳았어도 엄마는 소중한 존재야.
엄마가 그렇게 알고 있는 건 오래된 잘못된 관습 때문이야.
여자의 존재 가치를 아이 낳는 것에만 한정하는 거.
우리가 없었어도 엄마는 엄마 인생 멋지게 사는 여자였을 거야. _60p.
서로의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아무리 친한 사이라 해도....
아무리 부모 자식 간이라 해도...
마음의 거리가 필요하다.
(···)
일정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어야만
건강하게 오래 함께할 수 있다.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다._30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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