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무섭고 애처로운 환자들 - 치료감호소 정신과 의사가 말하는 정신질환과 범죄 이야기
차승민 지음 / 아몬드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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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나의무섭고애처로운환자들


범죄자이자 정신질환자라는 이중 굴레에 갇힌

어느 '무섭고 안타까운'사람들에 관하여


꽤 많은 사람이 이런 말을 한다. 왜 범죄자를 치료하는 데 우리 세금을 써야 하느냐고, 솔직히 나도 예전엔 비슷한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곳에 와서 환자를 보면서 내린 결론은 '이들에게는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라는 것이다.

치료는 범법 정신질환자 개개인을 위한 복지 서비스가 아니다. 이들을 치료하는 일은 결국 재범 방지로 이어진다. 피해자들이 겪은 고통의 깊이를 감히 헤아리긴 어렵지만 '재범을 막는 일'은 대개의 피해자가 원하는 일일 테고, 사회 안전을 위해서도 꼭 해야만 하는 일이다. _31p.


국립법무병원(치료감호소) 정신건강의학 전문의 차승민, 공무원 의사로 워라밸을 누리며 살 줄 알았지만 매일 170명에 육박하는 범법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주치의로 4년간 일해왔다고 한다. 이 책은 '치료감호소'로 널리 알려진 국립법무병원의 내부 이야기를 담은 첫 대중서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정신질환과 범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정신질환 범죄는 감형의 대상이 될까? 강력한 범죄일수록 '정신병'이라는 꼬리표가 하나씩 붙는 건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 걸까? 정신질환 범죄자들은 국립범무병원에서 어떤 치료를 받으며 살고 있는지, 그동안 어떠한 사레들이 있어왔는지를 읽으며 정신질환자들도 나와 같은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 책은 저자가 그들을 대변하거나, 그들을 불쌍하게 봐달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들이 국립법무병원에 오기까지 겪었던 정신질환의 증상이나, 치료받지 못한 정신질환의 끝에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있는 그대로 알려주고 싶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저자는 그냥 범죄자라고 사회에서 제대로 된 조치 없이 방치되고 비난받는다면 이들은 분명히 또 다른 사건 사고의 주인공이 될 것며, 그렇기에 '치료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들을 왜 사회에서 치료해야 하는지, '무섭고 안타까운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는 우리가 알지 못했던 또 하나의 세상을 안내해 줄 것이다.


"그들은 사건의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치료받지 못한 정신질환의 피해자다."


이 책은 범죄자를 무조건 이해하고 받아들이라는 뜻에서 쓰이지 않았다. 이 책의 진정한 힘은, 범죄에 대한 처벌과 그 사람이 앓는 질병에 대한 치료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전달하는 차분한 설득에 있다. _ #이다혜 작가


이곳에 수용된 환자들은 너무도 분명한 범죄 가해자다. 그들로 인해 고통받은 피해자들은 대개 평생 잊지 못할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간다. 그런 피해자를 위해서는 죗값을 치르는 일이 매우 중요하며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다면 그 '죗값'을 치르는 근본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의지나 계획에 의해서가 아닌 정신질환의 증상으로 인해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자신이 한 일의 의막 무엇인지 명확히 알지 못하는 사람을 교도소에 가둔다고 문제가 해결될까? 그보다는 치료가 우선이다. 자신이 무슨 병을 앓고 있는지, 그리고 그 병으로 인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를 명확이 인식하고 난 다음에야 참회와 반성, 처벌이 가능하다. _22~23p.


국립법무병원에는 조현병 환자 비율이 높다. 세상을 놀라게 한 강력 범죄자도 있지만 경범죄자도 상당히 많다. 이들을 만날 때마다 제대로 치료를 받았더라면,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병원에 입원할 수 있었더라면 이렇게 내 앞에 앉아 있지 않았을 텐데 싶은 생각이 든다. 조현병 환자가 치료받지 않았을 때 증상의 끝에서 만나는 것이 범죄다. 모든 범죄는 그것이 가볍든 그렇지 않든 일어나서는 안 된다. 그러나 우리는 조현병 환자의 범죄를 막는 법을 잘 알고 있다. 바로 그들이 적기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것이다. _18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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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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