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어딘가에 하나쯤
유희경 지음 / 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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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세상어딘가에하나쯤


조용히 반복되는 중에도 서점의 매일은, 하루는, 미묘하게 다른 일들로 부산하다. 어쩌면 당연하다. 수백 년 전에 쓰인 책과 바로 어제 출간된 책이 나란히 놓여 있다. 유통기한 없음. 그것 스스로 소멸되지 않는 한, 제아무리 철 지난 사유일지라도 책은 썩지도 사라지지도 않는다. 172p.


시인, 시집 서점 '위트 앤 시니컬'의 서점 지기인 유희경 작가의 산문집. 시집 서점의 소식은 sns를 통해 알고 있었고, 언젠가 가보고 싶은 동네 책방 리스트에도 살포시 올라있는 서점이었는데, 지금은 혜화동으로 옮겨 영업 중이라고 한다. 책방을, 전문분야인 시집만을 판매하면서 6년 차 서점 지기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저자의 글은, 때로 홀로 매장을 지키며 손님을 기다리던 서울에서의 자영업자 시절을 떠올리게 된다. 처음 장사를 시작했던 설렘, 시간이 흐르며 매달 월세 걱정, 임대차 계약 연장을 하면서 보증금을 올리진 않을까 하는 우려... 결국 턱없는 월세와 전세보증금 인상으로 서울 매장은 급하게 영업을 종료했지만 힘들었던 시기였음에도 찾아와주고 함께 걱정해 주는 이들과의 시간이 있어 힘듦보단 행복한 추억이 많았던 장소로 기억에 남는 곳이기도 했다. 유희경 작가의 산문을 읽으며, 그 시절, 함께 했던 사람들의 생각이 참 많이 나기도 했다.


매일 같은 장소에서 찾아오는 이들과 함께한 기록들은, 때론 일기 같고 때론 시 같은 문장을 읽으며 더욱 궁금해지는 공간이기도 했다. 동양 서림의 나선형 계단을 올라 빼꼼히 방문하고픈 마음이 든다. 조근조근한 수다 같은 저자의 글에 고개를 끄덕끄덕, 추억 팔이 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고, 서점의 계절을 함께 한듯한 <세상 어딘가에 하나쯤> 지금처럼 앞으로도 쭈욱~ 시집 서점 지기로 남아주시기를...


매일매일의 계절 매일매일의 날씨 속을 걸어가는 매일매일의 사람들. 많은 것들이 반복되는 듯하지만, 조금만 유심히 살피면 무엇 하나 같은 게 없이 매번 다르다. _20p.


책을 읽는 사람은 책과의 말 없는 대화에 몰두하는 존재이다. 그들은 책장 앞에서 잠시 사라져버린다. 오직 책의 세게에 자신의 전 존재를 위탁하기 때문에. 현실의 감각은 닫히고 텍스트가 인도하는 책 속의 세게에 깊이깊이 파묻히고 만다. 그런 순간은 아무도 방해해선 안된다. _35~36p.


책장의 시간, 책상의 시간, 책을 좋아하고 읽는 사람들의 시간이다. 서점을 하려는 사람도, 서점을 찾으려는 사람도 제일 먼저 그려보게 되는 시간이다.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에게, 서점에 머물고 있는 사람에게 가장 현실적인 시간이기도 하다. _ 99p.


당신의 계절은 언제 오는가. (···) 그렇게, 문득 온다. 계절은. _176p.


#유희경 #유희경산문집 #달 #위트앤시니컬 #시집서점 #에세이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책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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