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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소녀들
팜 제노프 지음, 정윤희 옮김 / 잔(도서출판) / 2021년 7월
평점 :

#도서협찬 #사라진소녀들 #팜제노프
봉투 안에는 레이스로 가지런히 묶어 놓은 사진 한 묶음이 들어 있었다. 그레이스는 봉투 안에 든 사진을 꺼냈고, 그러는 사이 집게손가락의 붉은 핏방울이 하얀 레이스에 떨어져 돌이킬 수 없는 붉은 핏자국을 남기고 말았다. 10여 장에 가까운 사진. 전부 젊은 여자들의 독사진이었다. 서로 연관이 있는 사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제각각이었다. 어떤 여자는 군복을 입었고, 빳빳하게 다린 블라우스나 정장 재킷을 입은 여자도 보였다. 대부분 스물다섯 살이 채 넘지 않은 앳된 모습이었다. _18p.
1946년 기차역에서 우연히 가방을 발견한 그레이스, 호기심에 열어본 가방에서 봉투 안에 레이스로 묶어놓은 사진 한 묶음을 발견한다. 젊은 여자들의 독사진은 군복, 블라우스나 정장 재킷 등 대부분이 스물다섯을 넘지 않은 앳된 모습의 여자들이었다. 그레이스는 사진 속 여자들에 대해 궁금해지고 사진에 대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전쟁 중 런던의 특수 작전국 소속의 여자 요원들에 대해 알게 된다.
1943년 런던의 특수 작전국의 비서의 제안으로 조직하게 된 여자 요원들, 그 제안을 했던 엘레노어는 총책임자의 권한으로 요원들을 발탁하고 현장에 투입하는 등 총괄하는 권한을 갖게 된다. 프랑스어를 잘 한다는 이유로 선택된 마리는 특수작전업무를 포기하고 일상을 유지하며 딸과 살아갈 수 있었지만, 딸의 미래를 위해 지금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프랑스에 투입되어 작전 수행 중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엘레노어, 투입된 요원들은 무사히 작전을 수행할 수 있을까?
1946년 그레이스, 1944년 엘레노어와 마리. 세 명의 등장인물이 엮어가는 전쟁의 긴박함을 세 여자의 시선으로 진행되는 전쟁중의 이야기는, 개인의 삶과 생각에 시선이 맞춰져 있어 편안하게 집중할 수 있었다. 한 편의 영화처럼 장면과 스토리를 이어가는 이야기는 『고아 이야기』로 깊은 인상이 남았던 팜 제노프의 소설로 이 작품은 저자가 국방부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쓰였다고 한다. 영상으로 만들어져도 참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사라진 소녀들> 전쟁소설을 이렇게 폭~ 빠져 읽을 수 있다니! 이야기의 마지막까지 뻔한 결말이 아닌 잔잔한 여운을 남겨준 소설, 더위로 무엇에도 집중하기 힘든 요즘, 몇 페이지 넘기다보면 멈출 수 없을 것이다. 추천 또 추천!
"일단 전쟁이 시작되면 자신이 어떤 자리에 놓이게 될 것인지 예상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네." _32p.
"어쨌든 딸이 있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거겠지. 딸을 위해서 싸우는 거고, 앞으로 딸이 살아가야 할 세상을 위해서 싸우는 거잖아." 마리는 그제야 수긍이 됐다. 애초에 여기 온 건 돈 때문만은 아니었다. 테스가 성장해서 살아가야 할 세상이 조금이라도 더 좋은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그것이 마리가 여기 온 이유였다. _93~94p.
"오랫동안 이런 일을 해 오다 보니 매 순간 마음에 상처를 입게 되더군요. 진실이란." 그가 암울한 목소리로 말했다. "때로는 우리가 예상한 것과 완전히 다른 사실이 밝혀지기도 하거든요." _4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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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