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요일의 기록 (10만 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 카피라이터의 시선으로 사로잡은 일상의 순간들
김민철 지음 / 북라이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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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모든요일기록단


'모든 요일 시리즈' 10만 부 기념 리커버 출간으로 다시 읽은 『모든 요일의 기록』 , 분명 읽었던 책이고, 재독 삼독했던 책인데, 다시 읽으니 또 새로운 기분. 모든 계절 언제나, 내 눈은 에세이를 쫓고 있다. 습관처럼 무엇인가를 읽고 있어야 안심이 되고 주변엔 항상 책을 쌓아두고 책이 쌓여가는 속도에 비해 읽는 건 언제나 더디기만 하지만, 무언가를 읽고 있는 순간만은 온전히 내 시간을 누리고 있는 기분이 들어 새벽이 깊어가는 줄 모르고 책을 읽곤 했다. 문어발 책 읽기도 이 정도면 기억이나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책을 읽을 땐 한꺼번에 손에 닥치는 대로 읽는 습관이기도 했지만, 깊이 있는 책 읽기(?)를 하겠다고 고전을 집어 들었다가 턱, 하니 막혀서 책 한 권을 몇 주일을 붙잡기도 하고 읽다 포기한 책들도 있었다. 어쩌면 책을 읽는 저마다의 목적은 다르지 않을까?


책, 음악, 여행, 사진... 책과 연결선상에 있다 해도 어색하지 않다 생각될 이야기들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무엇이든 읽고, 끄적이고 싶어지며 그녀의 플레이리스트에 담긴 음악들이 궁금해질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붙어있는 포스트잇들이 너무나 많아서 깜짝 놀랐고, 그 부분만 다시 펼쳐 읽어보며 몇 번이고 다시 읽었던 책. 하루가 다르게 깊어가는 여름,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경직된 분위기와 개인의 마음을 돌봐야 할 시기가 아닌가 싶다. 나를 위한 마음 챙김, 모든 요일의 기록 읽어보는 건 어떨까?


그러나 모든 독서는 기본적으로 오독이지 않을까? 그리고 그 오독의 순간도 나에겐 소중할 수밖에 없다. 그 순간 그 책은 나와 교감했다는 이야기니까. 그 순간 그 책은 나만의 책이 되었다는 이야기니까. 그때 나를 성장시켰든, 나를 위로했든,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든, 그 책의 임무는 그때 끝난 거다. /p40

 

내가 이해할 수 없어도, 내가 껴안을 순 없어도, 각자에겐 각자의 삶이 있는 법이다. 소설책을 편다. 거기 다른 사람이 있다. 거기 다른 진실들이 있다. 각자에게 각자의 진실을 들려주려면 책을 읽을 수밖에 없다. /p51

 

여행은 일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꿈꾸는 그곳은 이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지금,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그곳에서도, 그때, 불만족스러울 것이다. 매일 먹는 바게트가 지겨울 테고, 대화할 상대가 없는 일상의 외로움에 몸서리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그땐 그것이 또, 일상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의 의무는, 지금, 이곳이다. 내 일상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 그리하여 이 일상을 무화시켜버리지 않는 것, 그것이 나의 의무이다. /p75

 

산다는 건 어쩔 수 없이 선택의 연속이다.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모든 선택에는 '만약'이 남는다. /p91

 

여행은 감각을 왜곡한다. 귀뿐만 아니라 눈과 입과 모든 감각을 왜곡한다. 그리고 우리는 기꺼이 그 왜곡에 열광한다. 그 왜곡을 찾아 더 새로운 곳으로, 누구도 못 가본 곳으로, 나만 알고 싶은 곳으로 끊임없이 떠난다. /p130

 

혼란스러웠다. 그러다 나는 늙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10대엔 10대라 힘들었고, 20대엔 20대라 너무 힘들었다. 왜 이렇게 시간은 무정형이지, 왜 이렇게 나는 휘청일까. 사소한 상처 따위는 신경도 안 쓰는 나이가 분명 있을 텐데. 울음이 멈추는 나이가 나에게도 분명 올 텐데, 그건 또 언제인가. 60이 되면 괜찮을 것만 같았다. 고요한 시간이 드디어 내게도 찾아올 것 같았다. 어떤 자극이 찾아와도 무심하게 고요하게. /p180~181

 

나는 내가 비옥한 토양을 가진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여기에서 어떤 나무가 자라날지는 모르겠지만 그 나무가 튼튼했으면, 아름다웠으면 좋겠다. /p200

 

한 번도 연결을 시켜서 생각해 보지 않을 것들이 한 문장을 듣는 순간 동시다발적으로 나에게 다가온 것이다. 이게 무엇이 될 거라는 기대도 없이 가꿔놓은 토양이 제대로 기능해 준 것이다. 드물지만 이런 순간이 있다. 결국 잘 쓰기 위해 좋은 토양을 가꿀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잘 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잘 살아야 잘 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런 인간인 것이다. '쓰다'와 '살다'라는 내게 불가분의 관계인 것이다. 나는 이 문장 속에서도 언제나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행이다. '다행이다'라고 쓸 수 있어 진실로 다행이다. /p2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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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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