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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리바의 집 ㅣ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6월
평점 :

#도서협찬 #시시리바의집 #히가자매시리즈 3탄
쿠웅. 이번에는 소리가 나면서 조금 앞쪽의 모래가 움푹 들어갔다.
쿠웅. 이번에는 조금 더 앞쪽이. 또 조금 더 앞쪽이.
모래 먼지가 잇따라 피어오르면서 시야가 뿌예졌다.
움푹 들어간 타원형의 구덩이가 우리를 향해 가까이 다가왔다. 나는 또 직감적으로 생각했다. 이것은 발자국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아니, 무엇인가가 모래 위를 걷고 있다. _111p.
하시구치의 집에 놀러 가게 된 이가라시와 히가, 화목한 가족의 모습과 다르게 기척이 느껴지는 집이 조금 이상하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하시구치의 집은 비워지고 유령의 집이라고 소문이 나버린 그 집에 이가라시와 그의 친구들이 유령의 집 체험을 하겠다며 들어가는데.... 그 집에 다녀오고부터 이가라시는 제대로 된 사회생활을 할 수 없었고 머릿속엔 늘 모래가 사라라라락 굴러다니는 것 같았다.
남편의 전근으로 도쿄에 살게 된 가호는 낯선 도시의 삶이 힘들다. 소꿉친구였던 히라이와의 우연한 재회, 그의 집에 초대받아 방문하게 되고 어린 시절 자신을 예뻐해 주셨던 할머니와의 만남. 화목해 보이는 친구 부부와 함께 있으면 가호의 외로움도 조금은 괜찮아지는 것 같다. '사아아아아아아' 소리, 집 안 곳곳에 쏟아져내리는 모래가 히라이와에겐 보이지 않는 걸까? 어딘가 피로해 보이는 그의 아내 아즈사, 모래에 대해 살짝 언급하지만 그저 모래일 뿐인데 뭐가 이상하냐고, 단언하는 히라이와. '내가 이상한 걸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가호는 그 집에 가는 게 점점 꺼려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히라이와의 집에 가지 않을 때면 다시 혼자 쓸쓸한 가호. 이제 이 집에 발길을 끊어야겠다. 고 생각 한 순간, 결혼반지가 사라진 걸 알게 되고, 결혼반지만 찾아오자고 다시 그 집으로 향하게 되는데..
2015년 <보기왕이 온다>로 일본 호러소설 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작가로 데뷔한 사와무라 이치, <즈우노메 인형>에 이은 히가 자매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는 <시시 리바의 집>이다. 영매사 히가 고토코의 시작이 되는 이야기인<시시리바의 집>은 모래가 쏟아지는 집, 가족의 구성원만 채워지면 상관없는, 사람을 조종하는 영적인 존재의 등장. 지금까지의 히가 자매 시리즈가 그래왔던 것처럼, 스산하지만 손을 놓을 수 없게 한다. 시리즈로 읽어도, 단권으로 읽어도 넘치는 매력이 있는 소설, 추천하고 싶다. (쫄보인 저도 읽었습니다!! ㅋㅋ)
쓸쓸한 집과 히라이와의 행복한 집. 이 두 집에 깃든 진실은 무엇인가.
어느 집에나 이상한 일은 있다.
어느 집에나 무서운 것도 있다.
과연 당신 주변에는 그런 집이 없을 것인가. _이선희
부엌으로 돌아가는 그녀의 발에 눈길을 향한 순간, 마룻바닥에서 시선이 멈췄다.
발자국이 몇 개나 있었다. 발자국이 없는 곳에는 갈색의 미세한 입자가 보였다. 바닥을 둘러보자 여기저기에서 기묘한 흔적이 보여 흠칫 놀랐다. 발이 스친 듯한 자국도, 바닥과 벽의 경계선에 갈색 입자가 쌓여 있는 것도 모래였다. _38p.
"안전한 집안, 원만한 가정, 번창하는 가족 ······ 수호신은 이 세 가지를 관리하지. 집안에 있는 사람이 누구든지 상관없어. 부부애든 가족애든, 가족의 머리만 조종하면 자기 마음대로 만들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이 방법에는 문제가 있어. 너무 기계적이야. 아무리 조종해도 집 밖과 알력이 생길 수밖에 없어, 지금처럼. 어쩌면...."_308~309p.
#사와무리이치 #이선희 #보기왕이온다 #즈우노메인형 #arte #장르소설 #호러소설 #공포 #일본소설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