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
B. A. 패리스 지음, 김은경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5월
평점 :
품절





#도서협찬 #딜레마 #The_Dilemma

 

나는 아내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아내의 머리카락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얼굴은 흥분으로 발그레했다. 지금이 아내가 진정 행복할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일지 모른다는 생각만 들었다. 만일 마니가 잘못된다면 미래에, 아주 먼 미래에 아내가 그 사실을 잊는 순간도 있겠지, 하지만 그 순간을 제외하고 남은 평생 매 순간, 매분, 매시간 극심한 슬픔의 고통을 느끼겠지. 내 대답을 기다리며 서 있는 아내를 보면서 지금이 아내가 행복을 느낄 마지막 순간일지 모른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그 순간을 연장시켰다. 대답에 뜸을 들이며 시간을 몇 초 더 늘렸다.

"여보 나중에 해도 될까?" _180p.

 

나는 조시와 에이미가 서로 장난치는 소리에 살포시 미소를 지었다. 남편을 보니 남편도 미소를 짓고 있었다.

"행복해?" 나는 무심코 물었다가 이내 두려운 기분이 들었다. 우리가 어떻게 행복할 수 있단 말인가? 내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자 남편이 나를 끌어당겼다.

"그럼." 남편은 내 정수리에 입을 맞추며 작은 소리로 물었다. "당신은?"

"나도." 나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 행복은 예전의 행복이 아니다. 그럴 순 없지 않은가? 하지만 그건 우리 둘만 아는 행복이고 그걸로 충분하다. _393p.

 

딜레마 Dilemma ;

선택해야 할 길은 두 가지 중 하나로 정해져 있는데, 그 어느 쪽을 선택해도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오게 되는 곤란한 상황

 

어린 나이에 아이가 생겨 결혼한 애덤과 리비아. 리비아는 자신의 마흔 번째 생일은 성대하게 치르겠다고 계획했고 드디어. 그날이 다가왔지만... 파티 시작을 앞두고 딸 마니에 대한 각자의 비밀을 간직한 채, 파티가 끝나고 가족들만 남은 시간을 기다리게 되는 두 부부. 오랫동안 준비해왔던 파티, 몇 시간의 행복을 위해 각자의 비밀을 감춘 채 시간이 흐를수록 증폭되는 긴장감과 커져가는 거짓말과 죄책감, 커다란 슬픔은 파티가 끝난 후에도 가족을 가족이게 할 수 있을까? 진실을 숨긴 채 행복의 순간을 조금 더 연장시키고 싶었던 마음은 과연 사랑이었을까? 이미 벌어진 일, 비밀 없이 서로에게 공유했어야 했을까? 작가의 이전작들에 비해 빠르게 드러난 진실은 두 부부의 심리묘사로 이야기를 끌어가는데... 읽는 내내 '말을 해!'라고 외치고 싶은 한편 '이 이야기를 어떻게 할 수 있겠어.'라는 생각을 오가게 만든다. 사랑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을까?

 

"당신을 보호하고 싶어서 그랬어.

우리가 가진 걸 지키고 싶어서!"

 

「비하인드 도어」 「브레이크 다운」 「브링 미 백」의 세 작품이 가까운 사람이 가하는 '정서적 폭력'을 선명하게 그려냈다면 B.A. 패리스의 네 번째 작품인 「딜레마」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제목처럼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지만, 어느쪽을 선택해도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이전작들을 흥미롭게 읽었던 독자라면 조금은 새로운 시각으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딸애가 돌아오면 모든 것이 변할 테고 그러면 우리는 그동안 꾸려온 만족스러운 삶을 더 이상 이어가지 못할 것이다. _28p.

 

이런 일이 반복해서 일어날 때마다, 이번엔 그에게 분명 무슨 일이 생긴 거라는 두려움에 휩싸일 때마다 나는 맹세했다. 나를 이렇게 걱정시킨 그를 결코 용서하지 않겠노라고.

속 좁은 생각인 건 나도 안다. 사실 그런 생각은 그 힘들던 시간을 떠올릴 때만 하게 된다. 하지만 가끔은, 사랑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는 게, 걱정으로 이성의 끈이 끊어지는 게 어떤 건지 남편도 느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악의 상황을 두려워한다는 게 어떤 건지. _11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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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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