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노을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82
이희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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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우리 잘하고 있는 거야. 맞지?"

나는 엄마의 이 말이 좋았다. 그래, 우린 잘하고 있었다. 좀 더 잘해 내려 노력했다. ... (중략)... 엄마는 늘 우리라는 말을 입에 올렸다. 우리란 말속에 내가 너를 위해서가 아닌, 서로가 서로를 위해 함께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이 아니라 협력이었고, 한 명이 앞서 걷는 것이 아니라 나란히 보폭을 맞춘다는 뜻이었다. _75p.

 

작은 공방을 운영하는 엄마와 둘이 살아가는 노을, 보통의 가족 구성원과 다르지만 한 번도 '아빠'라는 존재가 궁금하지 않았다. 젊은 엄마 동안인데다가 철도 없는 지혜 씨, 어느덧 엄마보다 훌쩍 커버린 18살의 노을은 세상으로부터 엄마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과 한편 그 나이대의 행복을 누리지 못한 엄마가 자신의 행복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된다. 하지만.... 지혜 씨에게 반해 5년을 넘게 해바라기하는 친구의 오빠를 인정할 수 없는 마음은 엄마가 조금 더 '평범한 사람'을 만났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겠지.

 

보통의 삶, 평범한 삶 누구나 살고 있는 것 같지만 한편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결핍은 가지고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34살의 엄마와 18살의 아들, 노을을 지키고자 선택한 엄마의 삶을 돌아보고 생각하는 노을의 문장은 몇 번이고 읽어보게 된다. 가족과, 학창 시절과 이십대의 삶을 '엄마'로 살아온 지혜 씨와 그런 지혜 씨의 아들 노을. 절친인 성하와 학교 친구인 동우, 성하 아빠의 사연 등 다양한 빛깔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보통의 노을」은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하고 재단하던 '편견'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라는 말에 담긴 의미가 따스하고 많은 의미로 다가오는 글이라 좋았고, 중학교 입학한 새내기 조카에게도 선물하고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은 글이었다.

 

보통이어도 보통이 아니어도 충분한

우리 모두를 위한 이야기

 

능숙하게 잘 만들었든 그러지 못했든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이 만든 액세서리를 소중하게 생각했다.

그건 어쩌면 삶도 마찬가지 아닐까? 잘 살든 못 살든 혼자 다 책임져야 하니까. 만약 엄마가 나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지금 엄마의 삶은 조금 더 나아졌을까? _32p.

 

세상에는 평범한 사랑이란 존재할 수 없다.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한 나쁜 사랑도 없을 것이다.

'아픈 사랑은 있겠지만.' _125p.

 

세상에 기준이 어디 있고 표준이 어디 있을까? 엄마가 나를 고등학생 때 낳은 게 어때서. 덕분에 친구처럼 세대 차이가 나질 않는데. 살다 보면 나보다 열 살 많은 아버지를 만나게 되는 날도 오지 않겠어? 나를 좋아하는 남자 녀석과 친구가 될 수도 있잖아. 나에게는 이 모든 것이 평범하고 보통인 일상이다.

겨울이 지나면 새봄이 올 것이다. 이른 봄을 느끼는 사람도, 아직 겨울이라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환절기에는 거리에 다양한 옷차림이 보인다. 여전히 패딩을 입은 사람과 파스텔 톤 봄 재킷을 걸친 사람들 말이다. 그러니 누구도 상대의 옷차림을 이상하게 생각지 않는다. 환절기는 모든 옷이 통용되는 제5의 계절이니까. 나는 세상의 환절기처럼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이길 바란다. 두꺼운 무채색 패딩도, 나풀거리는 파스텔 톤 봄 재킷도 모두가 정답이 되는 세상 말이다. _21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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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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