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사랑하는 직업 마음산책 직업 시리즈
요조 (Yozoh) 지음 / 마음산책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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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사랑하는 직업'이라는 말이 조금 어렵게 여겨진다면, 일단은, 성공을 더 잘하기 위해서 실패를 사랑한다는 말인가 보다, 하고 생각해도 좋다. 그 해석이 전부는 아니지만 말이다. _책머리에


2021년 문학동네 북클럽 4기를 신청했고 그 첫 번째 도서로 받았던 「실패를 사랑하는 직업」은 코로나 시대를 통과하며 안부를 묻든, 일기를 쓰듯 적어내려간 요조의 기록이다. 가수 요조,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하지만 글 쓰는 작가 요조의 책은 몇 권 소장하고 있기도 하고 읽기도 했다. 서울을 떠나 제주에서 책방을 운영하며 가끔 서울을 오가는 그녀는,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이전에 살던 곳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이었는지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 부분에서 완전 공감 공감 또 공감.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이사 왔지만, 서울을 나가려면 마음먹고 외출을 해야 할 정도로 거리감이 너무나 생겨버린 일상. 광화문, 교보문고, 종로, 덕수궁 돌담길, 삼청동, 건대 사거리, 홍대 골목골목들 때로 시간을 때우기 위해 무작정 걷기도 했던 그 길들을 언제고 일상처럼 다시 스며들 수 있는 날이 올까?


다양한 공간에서 쓰인 글들은 너무도 당연했던 일상들에 제약이 걸렸던 '코로나 시대'라는 특수한 상황에 쓰인 글이라 더욱 소중하게 다가온다. 이 책 이전에 구입했던 책들도 곧 읽어봐야겠다고 꺼내두었다. 가수, 글 쓰는 작가, 책방 주인으로의 삶을 살아가는 요조가 앞으로 들려줄 삶과 일상, 책방의 이야기가 기대된다.


너무나 좋아하지만 가끔만 들여다보는 시가 있다. 왜 가끔만 들여다보느냐면 그 시를 읽을 때마다 내가 너무 많이 울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시를 읽을 때마다 너무 많이 우는 내가 너무 좋기 때문이다. 이 시를 너무 자주 들여다보다가 조금도 울지 않는 불상사가 일어나서는 안 되겠기에 나는 이 시를 자주 생각하지만 아주 가끔만 찾아 읽는다. _25p.


나는 복잡한 아픔들에 주로 모른다는 말로 안전하게 대처해왔다. 빼어나고 노련하게, 그리고 예의 바르게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손사래도 치고, 뒷걸음질도 친다. 그 와중에 김완이나 고승욱 같은 사람은 모르는 채로 가까이 다가간다. 복잡한 아픔 앞에서 도망치지 않고, 기어이 알아내려 하지도 않고 그저 자기 손을 내민다. 모른다는 말로 도망치는 사람과 모른다는 말로 다가가는 사람. 세계는 이렇게도 나뉜다. _9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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