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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하면 저절로 되는 줄 알았어
이영란 지음 / 채륜서 / 2021년 1월
평점 :

스스로를 '지극히 평범한 보통 사람'이라고 여겨 왔는데 그럴 때마다 '나는 이제 평범한 보통 사람의 범주에 들지 못하는 것인가?'라는 의구심이 든다. 지금의 나는 보통 사람의 결혼, 출산, 육아라는 인생의 정상 궤도에서 벗어난 것일까?
애초에 정상 궤도라는 것 자체를 과연 누가 정의하는 걸까? _74p.
인구수는 줄어들고 있다는데 가구 수는 늘었다고 한다. 1인 가구 900만 시대. '혼삶'을 사는 이들이 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 sns에서 보게 되는 타인들의 삶은 그럴듯해 보이고, 멋져 보이기도 한다. '나도 혼자 살기 시작하면 저렇게 살 수 있지 않을까?' 몇 개월이지만 잠시 1인가구의 삶을 몇 개월 해봤던 터라, 그 삶이 녹록치 않음을 그리고 저자의 생각처럼 안전=돈으로 직결된다는 것을 너무도 경험했다. 물론 언제까지고 부모님과 함께 살 수 없고, 독립은 빨리할수록 좋다고 하는 건 독립하는 순간 내가 신경 써야 하는 많은 상황들을 직접 맞닥뜨리고 경험하며 행동으로 옮기고 계획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놈의 회사 때려치워야지!' 하다가도 지금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은행에서 빌린 자금들을 생각하면 마음을 다잡고 출근하게 되고, 일정한 수입에 만족하지 않고 부동산과 경제에도 관심을 갖고 재테크라는 걸 생각해 보게 되기도 한다. 독립해보지 않으면, 혼자인 삶을 시작하지 않으면 몰랐을 마음들. 독립을 준비하고 있거나, 혼자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라면 1인 가구의 가장으로 '온전한 내 삶'을 만들어가는 저자의 이야기에 빠져들 것이다.
독립하면 온갖 집안일을 순도 100%로 혼자 처리해야 한다. 그중에는 바 선생 같은 불청객들을 처리하는 다소 끔찍한 일들도 당연히 포함된다. (...) 혼자 있으면 가끔 벌레도 사람만큼 무섭다. _50p.
반려동물도 무섭고 반려 식물도 싫고 반려자도 못 찾은 나는, 그럼 앞으로도 계속 집에서 뭐 하나 마음 붙일 존재 없이 외롭고 쓸쓸한 마음을 혼자 견뎌야 하는 걸까? 생각하다가 문득 '반려伴侶' 대상으로 삼는 것이 꼭 사람이나 동식물 같은 유한한 생명을 가진 것들이어야 할까?'에까지 생각이 닿았다. 굳이 생물로 범위를 제한하지 않고 무생물까지 범위를 확대해 보면 어떨까? 집 안을 둘러보다 나는 금세 나만의 반려 대상을 찾았다.
책장을 가득 메우고도 모자라 집 안 곳곳에 조그만 첨탑처럼 쌓여있는 책들. 나는 이들을 나의 반려 대상자. 일명, '반려 도서'로 삼기로 했다. _152p.
혹시 자취 꿈나무들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앞으로 어떤 집에서 살 것이냐 만큼이나, 내가 어떤 주변 환경을 선호하는지 평소 부지런히 생각해 보고 정보를 수집하길 바란다. _20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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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