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에서 말하기로 - 심리학이 놓친 여성의 삶과 목소리
캐럴 길리건 지음, 이경미 옮김 / 심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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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다면...." 또는 "내가 정말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는지 알고 싶다면..."이라고 말하는 (어쩌면 속삭임에 불과할지도 모르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라. 그 목소리는 당신의 경험에서 터득한 앎을 전달하는 목소리다. 그런 후 당신이 정말 생각하고 느끼는 것, 당신이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것, 그리고 당신에게 진실하게 울리는 목소리가 다른 사람들과 공명하는 장소, 혹은 관계를 찾아 나서라. 그것은 고립에서 벗어나 관계로 들어가는 신호탄이며 더 큰 사랑과 돌봄의 사회로 나아가는 거대한 발걸음이다. _ #한국어판서문


「침묵에서 말하기로」 심리학이 놓친 여성의 삶과 목소리. 는 미국 심리학계의 영향력 있는 심리학자이자 윤리학자, 페미니스트인 캐럴 길리건이 1982년 집필한 책이다. 세월이 흘렀지만 오랜 세월 자신의 내면에 귀 기울이지 못하고 사회적으로 살아야 했던 여성들의 심리에 귀 기울이고 이야기하고 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배제되고, 내 몸의 권리임에도 법으로 제재 받아 억압받았던 여성들의 삶.


결코 가볍지 않지만, 놓을 수 없었던 책이고 더 알고 싶었기에 읽고, 밑줄 그어둔 문장들을 노트에 다시 한번 정리하며 재독 중이다. '느끼고 생각한 대로 말해도 괜찮을까?'라는 불안감은 늘 따라다녔던 것 같다. 자신의 감정과 이성에 충실한 여자는 좋지 않은 시선을 받으며 배척되는 세상...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건 왜일까? 남성 중심의 사회 그 기준에 맞추어 살아가다 보니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보다 기대어 살아야 했던 여자의 삶은 다양한 방면에서 소리 내어 말하고자 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성의 삶' '여성의 언어'를 채집한 캐럴 길리건의 글은 우리가 관계적 존재이며, 분리가 아니라 연결과 공명으로 삶을 더 인간답게 만든다고 이야기한다. 출간부터 지금까지 가장 많이 인용되고 있다는 여성학의 고전, 권김현영 여성학자는 '여성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새로운 앎의 세계가 열리는 일이다'라고 했다. 2020년, 코로나 시대로 기억에 남을 한 해 더 외롭고 막막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읽고 이야기해봐야 할 글이 아닐까?


서론과 결론에 해당하는 1,2,6장에서 나는 관계 중심적 목소리를 소개하고, 그것이 자아, 관계, 도덕에 관한 전통적 방식과 대척하는 지점을 드러내며, 이에 따른 오해와 갈등, 성장의 가능성을 함께 설명한다. 본론이라 할 3,4,5장에서는 여성이 분리의 과정에서 문제를 겪는다는 기존 심리학자들의 해석을 따르지 않고, 여성의 심리 발달을 연결을 위한 노력에 집중하여 재구성했다. _28p.


관계는 연결을 요구한다. 연결은 공감하고 경청하며 타인의 언어를 배우고 그들의 관점을 이해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와 언어를 필요로 한다. 나는 여성과 남성의 관계에서 서로 다른 방식의 실수를 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_37p.


삶의 주기라는 개념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경험과 인식에 질서를 부여하고, 변화하는 소망과 현실에 일관성을 부여하려는 시도다. _66p.


남성은 친밀한 관계에서 위험을 느끼고 친밀성에서 위험이 발생한다고 여기지만, 여성은 공적 성취 상황에서 위험을 느끼고 경쟁적 상황에서 성공했기 때문에 위험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_136p.


도덕 판단의 핵심은 선택권을 행사하고 그 선택에 수반되는 책임을 기꺼이 감수하는 것이다. 여성들이 자신에게 선택권이 없다고 인식하면 그들은 선택에 따르는 책임 역시 모면할 수 있다고 여긴다. 여성들은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버려지는 것에 ㄷ두려움을 느끼며 아이처럼 취약한 상태에 있다._188p.


여성들이 말하는 것은 새로운 도덕이 아니다. 다만 이전에 그들의 인식을 혼란스럽게 하고 판단을 방해하던 제약으로부터 벗어난 것이다. _243


많은 여성이 자신의 욕망을 숨겨서 관계를 보호하고, 얼버무림으로써 갈등을 피하려 한다. 그러나 그렇게 행동하면 관계에 대한 책임과 진실이 흐려진다.


권리의 도덕은 평등에 바탕을 두고 공정함에 대한 이해를 필수로 여기지만, 책임의 윤리는 사람들의 필요에 차이가 있음을 인식하는 형평성의 개념으로 정립된다. 권리의 윤리는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존중할 것을 선언하며 자아와 타아의 주장을 균형 있게 맞추려 하는 반면, 책임의 운리를 공감과 돌봄을 불러일으키는 이해심에 토대를 둔다. 그러므로 청년기를 대변하는 친밀성과 정체성은 서로 다른 도덕관을 통해 표현되지만, 상호 보완할 때 더욱 성숙해진다. _386~388p.


관계와 연결은 우리를 어떻게 더 인간답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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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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